<적벽대전 2 : 최후의 결전>은 전쟁 블록버스터다운 스케일을 제대로 화면으로 구현하며 40분간에 걸친 화려한 전투씬을 보여주지만, 아무래도 스케일이 큰 역사 이야기다보니 인물들이 단순하고 이야기의 흐름도 성긴 편이다. 한편 2001년에 이미 개봉하여 좋은 반응을 얻었던 <타인의 취향>이 8년만에 이번 주에 재개봉한다. 이미 프랑스의 실력있는 중견감독으로 자리잡은 아녜스 자우이 감독의 데뷔작인 이 영화는 여섯 명의 등장인물을 통해 '사랑'에 대한 에피소드들을 풀어놓는 유쾌하고 지적인 프랑스산 로맨틱 코미디다.
▲ 유감스러운 도시 |
감독 김동원
주연 정준호, 정웅인, 한고은
기업형 거대 범죄조직인 양광섭(김상중) 파를 잡기 위해 특수수사팀는 교통순경 장충동(정준호)을 비밀리에 위장 잠입시킨다. 장충동은 양광섭의 목숨을 구해 단번에 신임을 받고 그의 오른팔이 된다. 한편 양광섭 조직 역시 스파이로 이중대(정웅인)를 경찰에 심고, 이중대는 높은 검거율로 빠르게 승진하여 특수수사팀의 팀장으로 가게 된다. <무간도>를 코믹 조폭영화 버전으로 리메이크한 영화. <무간도>와 달리 이중대와 내사과 차세린(한고은)의 멜로라인이 대폭 추가됐고, 캐스팅과 카메오도 화려하다. 그러나 액션스릴러와 코미디가 따로 노는 가운데 코미디 라인은 전형적이고 진부한 과거 조폭영화들을 답습하며 실망감을 준다.
▲ 체인질링 |
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
주연 안젤리나 졸리, 존 말코비치
전화회사에서 중간관리직으로 일하며 홀로 아이를 키우던 싱글맘 크리스틴(안젤리나 졸리)은 어느 날 퇴근 후 아이가 없어진 사실을 발견한다. 5개월 후, 경찰이 그녀의 아이를 찾았다며 데려오지만 아이는 그녀의 아들이 아니다. 크리스틴은 경찰에 항의하며 자신의 진짜 아들을 찾아달라고 애원하지만 경찰은 번번이 크리스틴의 말을 무시하고, 크리스틴이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하자 그녀를 정신병원에 감금하기에 이른다. 1928년 LA에서 실제 일어났던 실화를 <용서받지 못한 자>, <아버지의 깃발>, <밀리언 달러 베이비> 등을 만든 노장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이 영화로 옮겼다. 언제나 그렇듯 이스트우드 감독의 담백하고 절제된 연출과 함께 안젤리나 졸리의 섬세한 연기가 빛나는 걸작이다.
▲ 작전명 발키리 |
감독브라이언 싱어
주연 톰 크루즈, 빌 나이히나치의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때, 히틀러에 대한 회의로 고민하던 슈타페버그 대령(톰 크루즈)은 튀니지 전투에서 한쪽 팔과 눈을 잃은 뒤 베를린으로 돌아온다. 히틀러 암살 음모를 꾸미고 있던 군 내 고급장교들과 연결된 그는 히틀러가 암살당하고 국가 비상사태가 될 때를 대비하는 발키리 작전을 역이용하자는 아이디어를 낸다. 곧 '발키리 작전'의 실행책이 된 그는 작전을 함께 실행할 동료들을 모으는 한편 작전 준비에 총력을 다한다. 결국 실패로 끝난 히틀러 암살시도 실화를 <유주얼 서스펙트>, <엑스맨> 등의 브라이언 싱어가 영화로 옮겼다. 단 한 순간도 숨을 돌릴 새 없이 긴박하게 진행되는 가운데 톰 크루즈를 비롯해 빌 나이히, 톰 윌킨슨, 케네스 브래너, 테렌스 스탬프 등 중량감 넘치는 중견배우들이 명연기를 펼친다. 폴 버호벤 감독의 <블랙북>에서 주연을 맡았던 카리스 반 후텐이 슈타펜버그 대령의 부인으로 출연해 단 세 씬이지만 강렬한 연기를 펼친다.
▲ 베드타임 스토리 |
감독 애덤 쉥크만
주연 애덤 샌들러, 케리 러셀
누나 웬디(커트니 콕스)의 부탁 때문에 스키터(애덤 샌들러)는 조카 프랭크와 바비를 1주일간 돌보게 된다. 웬디의 동료교사 질(케리 러셀)과 교대하면서 밤에만 아이들을 돌봐주게 된 스키터는 동화를 읽어달라는 아이들의 요청에 매일 밤 자신의 상상 속 이야기를 펼쳐낸다. 그런데 그 이야기들이 그 다음날 고스란히 자신에게 현실로 일어나게 되면서 스키터 주변의 인물들이 스키터의 모험에 휘말리게 된다. <헤어 스프레이>, <웨딩 플래너> 등을 만든 애덤 쉥크만의 신작으로, 온가족이 함께 즐길 만한 디즈니표 가족영화다. 애덤 샌들러는 이번에도 자신의 장기인 '철없는 어른' 연기를 펼치며, 케리 러셀을 비롯해 커트니 콕스, 가이 피어스, 조나산 프라이드 등도 함께 출연한다.
▲ 적벽대전 2 : 최후의 결전 |
감독 오우삼
주연 양조위, 금성무, 장첸
조조(장풍의)가 적벽 앞에 대군을 포진시킨 가운데, 조조군 진영에 역병이 창궐하자 조조는 시체를 유비-손권 진영에 보내 전염병을 확산시킨다. 군사들이 죽어나가는 것을 보며 유비는 자신의 군대를 거두어 후퇴하고, 동맹이 깨진 가운데 제갈량(금성무)은 '약속을 지키기 위해' 손권 진영에 남아 주유(양조위)와 다가올 결전을 대비한다. 조조 진영에 첩자로 들어간 손권의 누이 손상향(조미)은 조조군의 배치도를 완성해 돌아온다. 화살이 절대적으로 부족하자 제갈량의 지략으로 조조군으로부터 화살을 얻어오는 한편, 주유는 교묘한 심리전을 이용해 조조 스스로 해전에 능한 수하 장군의 목을 베게 한다. 그리고 드디어 적벽대전이 펼쳐진다. <적벽대전> 2부작의 후편으로, 40분 이상 물량을 쏟아부은 화려한 전투액션씬은 과연 전쟁 블록버스터로서 손색이 없다. 2시간 반에 달하는 러닝타임이 조금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40분의 전투씬만으로도 전편을 통해 고양된 기대감을 충족시키기에 부족함이 없다.
▲ 타인의 취향 |
감독 아녜스 자우이
주연 장-피에르 바크리, 안느 알바로, 아녜스 자우이
소심한 중소기업 사장 카스텔라(장-피에르 바크리)는 어느 날 지루한 연극 한 편을 보다 주연을 맡은 여배우 클라라(안느 알바로)에게 한눈에 반한다. 새로 소개받은 영어교사가 클라라란 사실을 알게 된 그는 그녀의 마음에 들기 위해 각종 예술을 섭렵하기 시작하지만, 교양이 부족한 그는 번번이 클라라의 친구들의 웃음거리가 된다. 한편 클라라의 친구 마니(아녜스 자우이)는 십 년 전 함께 잔 적이 있는 브루노(알랭 샤바)를 한눈에 알아보고 인사했다가 정작 브루노의 선배인 프랑크(제라르 랑방)와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두 사람 다 이성편력이 심한 데다 프랑크는 실연당하는 게 두려워 사랑에 빠지려하지 않으려 한다. 실타래처럼 꼬인 6명의 사랑의 에피소드들을 통해 사랑과 취향에 관한 솔직담백한 이야기를 코믹하게 풀어나가는 프랑스산 로맨틱 코미디. 8년만에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단독으로 재개봉하게 됐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