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자율화가 우려했던 '본고사 부활'로 나타나고 있다.
연세대학교는 올해 고등학교 1학년생이 입학하는 2012학년도 입시부터 대학별 고사만으로 신입생을 선발하는 전형을 수시 모집에 도입한다고 밝혔다. 김한중 연세대 총장은 23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대입자율화에 따라 입시를 단순화하기로 방침을 정했다"며 이 같은 방침을 밝혔다.
이 대학은 기존의 수시 모집에서 논술 형태의 대학별 고사와 학생부, 면접 점수 등을 합산해 학생을 선발했다. 그러나 2012학년도부터는 전체 정원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수시모집에서 대학별 고사 전형으로 수시 정원의 40∼60%를 뽑고, 나머지를 학생부 성정(20∼40%)·입학사정관제(20%)로 선발하겠다는 것.
연세대는 대학별 고사에서 인문계는 언어와 영어 독해 및 수학1 범위의 수리 능력을 평가하는 논술로, 자연계는 과학 및 영어 지문이 나오는 논술 및 수학 과목(수학1·2) 평가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과목과 방식이 이전 본고사와 유사하다.
김한중 총장은 "대학별 고사를 치르더라도 사교육을 유발한 1960~70년대식 본고사 형태는 되지 않을 것"이라며 "내신·수능·논술을 모두 준비해야 하는 지금의 '입시 트라이앵글'이 오히려 사교육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와 대교협(대학교육협의회)이 하면 책무성이 있고, 개별 대학이 하면 책무성이 없는 것이 아니다"며 "대교협이 획일적인 입시틀을 만들어서는 안 되고, 그렇게 되면 규제를 했던 정부와 다를 게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를 놓고 대교협 관계자는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개별 대학이 얼마든지 의견을 얘기할 수 있지만 대교협 차원에서는 2012학년도 입시에 대해 아무것도 결정된 게 없다"며 "개별 대학의 희망사항이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대학 자율화 3단계를 발표했다. 정부는 이 정책에 따라 지난해 대학입학전형 업무를 대교협에 이관했으며, 2012학년도까지는 '점진적 제도개선의 단계'로 각 대학은 입학전형에서 대교협의 기본 방침을 따라야 한다.
대교협은 지난 15일 2011학년도 입학전형에서 본고사·고교등급제·기여입학제 등을 금지한 3불 정책을 폐지하지의 여부를 두고 "6월에 최종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교협 손병두 회장 등은 이미 "앞으로 3불 정책이 무의미해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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