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시안>의 창간 무렵부터 '막시무스'라는 필명으로 잠언성 칼럼을 연재해 온 필자가 다시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지금까지 '5 Vitamins a day'와 '당신이라면…'이라는 문패 아래 600회 가까이 칼럼을 연재해 온 '막시무스'가 이번에는 '동양의 지혜를 묻다'라는 문패로 동양의 소중한 일화들을 소개하며 이에 조응하는 서양의 잠언도 한 가지씩 소개할 예정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주변을 잠깐씩이나마 둘러보고 그 속에서 성찰의 여유를 갖는 기회로 활용하기 바랍니다. <편집자> |
옆집 할머니도 이해할 수 있도록 하라
열 살 때부터 시를 쓰기 시작해
널리 알려진 시인이 있었습니다.
사회나 정치와 같은 무거운 주제에 대해서도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글을 쓰기로도 유명했습니다.
그 시인은 그렇게 하기 위해
나름대로의 방법을 갖고 있었습니다.
시를 다 지으면
글을 전혀 모르는 동네의 무식한 할머니들에게
먼저 들려주고
만약 그들이 알아듣지 못하는 부분이 있으면
알아들을 때까지
그 부분을 몇 번이고
더 쉽게 고쳐 썼던 것입니다.
당나라 때의 시인
백거이(白居易)의 이야기입니다.
물론 약간의 과장이 있을 수도 있는 이야기입니다.
백거이의 시가
누구라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쉽지는 않으니까요.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어떤 것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은
말을 하거나 글을 쓸 때
누구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표현할 줄도 안다는 것입니다.
흔히
애매하게 말을 하거나
어려운 단어를 나열하여 글을 쓰는 사람들을 보면
자신조차도
무엇을 말하려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백거이의 이런 이야기에서
'늙은 할머니까지도 이해할 수 있다'라는 뜻의
'노구능해(老嫗能解)'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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