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학 분야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브루스 커밍스 미국 시카고대 교수는 21일 "김대중 전 대통령의 가장 큰 업적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극복과 햇볕정책"이라고 말했다.
커밍스 교수는 이날 오전 전남대 용봉홀에서 열린 제1회 '후광 김대중학술상' 시상식에서 수상 뒤 가진 '한국인이 김대중에게 빚진 두 가지'라는 주제의 기념강연에서 이같이 평했다.
커밍스 교수는 김 전 대통령의 취임 당시 한국상황을 "파산한 경제를 물려받은 데다 북한 플루토늄 동결조치를 일궈낸 이행전략을 발전시키는 데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는 클린턴 행정부, 김일성이 사망했을 때 그를 비방해 반목을 만든 전임자(YS) 등으로 둘러싸여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금융위기의 최고 아이러니는 한국 국민들이 높은 경제성장을 기록하도록 한 독재에 저항한 김 전 대통령을 선출한 것"이라며 "이는 정부-은행-대기업의 매듭을 비판한 사람들을 권력에 오르게 했고 김 전 대통령은 뛰어난 수완으로 노동자의 이해관계를 진정시키고 정경유착.재벌 개혁 프로그램을 성사시켰다"고 말했다.
그는 또 햇볕정책과 관련, "김 전 대통령은 취임식부터 북한과의 화해와 협력, 평화공존을 추구해 기존 대북 전략을 완전히 뒤바꿨다"며 "특히 남북정상회담은 한국과 미국, 세계 이익에 깊이 관여된 북한 미사일에 관한 협상의 토대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그는 "김 전 대통령은 불굴의 민주주의자이자 독재정권의 반대자, 한국 정치경제를 구하고 개혁한 사람, 남북한 화해를 향한 길을 연 지도자"라고 칭한 뒤 지인의 말을 인용, "마키아벨리에게 교훈을 줄 수 있는 정치가"로 격찬하며 강연을 마쳤다.
커밍스 교수는 22일 김 전 대통령의 자택을 방문, 남북관계 등 국내외 현안 등에 대한 환담을 나눌 예정이다.
전남대는 민주.인권.평화 분야 발전에 공로가 인정되는 국내외 학자, 학술단체 및 기관을 대상으로 후광 김대중 학술상을 제정했으며 수상자에게는 1000만 원과 메달 및 상장이 주어진다.
전남대는 또 커밍스 교수를 최근 개소한 민주인권평화센터 명예소장으로 임명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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