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계속 추락하고 있다. 10~11월까지만 해도 3%대가 대세였지만 최근에는 국내 경제연구기관들도 1%대로 속속 낮추고 있다.
기본전제가 되는 세계경제에 대한 비관론이 커지는데다 국내 경기 하강 속도가 급해지면서 경제 전망이 하향 조정되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LG경제연구원은 우리나라의 내년 경제성장률을 `1%대 중반'으로 보고 최종 수치를 조율하고 있다. 이 연구원은 지난 10월 내년 성장률을 3.6%로 전망했으나 11월 이후로 수출이 빠르게 악화되는 상황 등을 반영해 전망치를 낮출 예정이다.
11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8.3% 급감하면서 7년 만에 가장 큰 폭의 감소율을 보였고, 이번 달에도 1~20일 중 26% 줄면서 2개월 연속 마이너스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오문석 LG경제연구원 상무는 "수출 급락이 가장 큰 변수이고 신용경색도 쉽게 해소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현재로서는 정책적 효과를 감안해도 2% 성장에 못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연구원은 22일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1.7%로 제시했다. 기존 전망치인 3.4%의 절반으로 낮춘 것이다. 특히 내년 상반기에는 성장률이 0.2%로 사실상 정체 상태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골드만삭스 등 세계 7개 주요 투자은행들은 우리나라의 내년도 성장률을 평균 1.2%로 제시했다.
지난 12일 한국은행은 내년 성장률 전망치로 2.0%를 내놨다. 이는 전세계 경제성장률 1.9% 등을 주요 전제로 설정했다. 세계 성장률이 더 낮아지면 국내 성장률도 곧바로 1%대로 하락할 수 있다는 얘기다.
존 립스키 국제통화기금(IMF) 수석부총재는 17일 미 외교협회(CFR) 연설에서 세계 경제성장률 예측치를 기존 2.2%에서 추가로 하향조정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11월말 3.2%를 전망한 삼성경제연구소는 분기별 경제전망 일정에 따라 내년 3월께 전망치를 새로 낼 계획이다. 이달 8일 3.1%와 2.4%를 각각 제시한 현대경제연구원과 한국경제연구원도 내년 초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은 "중국의 성장률이 8% 밑으로 급락하면 수출 부문이 더 큰 타격을 받으면서 2% 성장을 달성하기도 어려울 수 있다"며 "최근과 같은 상황에서는 예측 수치보다는 가파른 경기하강을 막을 수 있는 정부 대책과 이에 따른 정책의지를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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