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찰스 캠밸 주한 미8군 사령관이 주한 미군 기지내 한국인 노동자 1천명 감원방침을 밝힌 것은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삭감에 대해 '노동자 무더기 해고'를 통해 재협상을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드러났다.
4일 오후 윌리엄 아이비 주한 미8군 사령부 참모장과 면담을 가진 전국외국기관노조(이하 외기노조) 강인식 위원장은 용산구 한국노총 사무실에서 아이비 참모장과의 면담 내용을 공개했다.
이날 면담에서 윌리엄 아이비 참모장은 "한-미간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정에서 2차에 걸쳐 (분담금을) 삭감할 경우 어딘가에 기능이 마비되고 인력도 축소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지만, 한국 정부가 이를 묵살했다"며 "이같은 사실을 한국 국민들에게 알릴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고 강 위원장이 전했다.
강 위원장은 또 "이날 면담에서 주한 미군 측은 방위비 분담금 관련, 전문적 기관이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는 한편, 한국 정부도 재검토하길 바란다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덧붙였다.
강 위원장은 주한 미군의 이같은 입장에 대해 "주한 미군이 양보할 사항은 없는 것 같다"며 "주한 미군의 필요성을 한국 정부가 인정한다면 필요한 경비를 지급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화살을 정부쪽으로 돌렸다. 그는 또 "외교통상부와의 교섭은 현재로서는 의미가 없을 것 같다"며 "투쟁의 초점을 청와대로 맞춰, 한-미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을 촉구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외기노조는 4월 한 달 동안 한국 정부 및 주한 미군과의 협상을 진행하고, 이렇다할 성과가 없을 경우 5월경 총파업에 들어갈 방침이다.
강 위원장은 "오는 7일 전국 노조 대표자들을 소집해 파업 및 농성 방식과 일정 등을 결정할 것"이라며 "주한 미군 한국인 노동자가 파업하면 주한 미군의 기능은 완전히 소멸할 것"이라고 밝혔다. 외기노조는 지난 1986년 임금인상 등의 문제로 22시간 파업을 감행, 파업 돌입 45분만에 주한 미군의 기능을 소멸시킨 바 있다고 강 위원장은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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