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한미 FTA 상정 질서유지권 발동
한나라당이 예고한 한미 FTA 비준안 상정은 18일로, 이날 외통위 회의 일정은 없지만 한나라당은 민주당이나 민주노동당이 미리 회의장을 점거하는 것을 막기 위해 박진 위원장은 미리 질서유지권을 발동했다.
국회의사당 4층 외통위 회의장 문 앞에는 국회 경위들이 지키고 있으며 문은 굳게 잠겨 있다. 만일을 대비해 출입문에 보조 자물쇠를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한나라당 당직자가 수시로 회의장 주변을 점검하기도 했다.
국회법에 따라 질서 유지권이 발동되면 외통위원들을 제외한 인사들의 회의장 출입이 통제되고, 외통위원이라 할지라도 회의 진행을 방해하면 위원장의 판단에 따라 강제로 퇴장시킬 수 있다.
'비준안 상정 저지'를 결의한 민주당은 외통위 소속인 정세균 대표와 신낙균 의원을 사임시키고 그 자리에 김우남, 김영록 의원을 재배치해 '실력저지' 조편성을 하는 등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의원 일동' 명의로 "민주당은 한미 FTA에 반대하지 않으나 한나라당이 추진하는 비준안의 일방적인 상정은 결사반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도 17대에 질서유지권 발동해 한미 FTA 상정"
이에 대해 한나라당 조윤선 대변인은 "민주당은 자신들의 집권시절 한미 FTA 비준동의안 변칙상정까지 했다"며 "이제와서 이율배반 격으로 실력저지 하겠다는 반칙행위마저 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17대 국회 시절인 지난 2월 대통합민주신당 소속이던 김원웅 위원장이 민노당의 회의장 점거에 맞서 질서유지권을 발동해 한미 FTA 비준안을 상정한 걸 두고 한 말이다.
또 민주당이 "미국 정부가 의회에 상정하면 30일 내에 처리하겠다"고 당론을 정한 것에 대해서도 조 대변인은 "대한민국 국민이 원해도 하지 않으면서 미국 정부가 하라면 하겠다니 민주당은 도대체 어느 나라 정당인가"라고 조롱하기도 했다.
문방위, 행안위, 복지위…모두 파행
▲ 문방위원장석을 점거하고 있는 민주당 의원들과 보좌관, 당직자들. ⓒ프레시안 |
문방위는 이날 오전 전체회의를 열려고 했으나 민주당 장세환, 이종걸, 최문순, 천정배, 서갑원, 변재일, 전병헌 의원 등 문방위원들이 위원장석을 점거하는 바람에 제대로 회의를 진행하지 못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이 "경위들은 혁대라도 잡고 끌어내라"고 항의를 했지만, 지나가던 김종률, 신학용, 박선숙, 조정식, 이춘석 의원에 최영희, 양승조, 백원우 의원 등 보건복지위 회의를 무산시킨 복지위 소속 의원들까지 가세하면서 회의 진행이 불가능해졌다. 결국 여야 간사협의를 통해 이날 회의는 국정감사 결과에 대한 보고 건을 상정하는 것으로 마치고 말았다.
강기정 폭발…신지호 "고발하겠다"
▲ 새해 예산안 강행처리 문제로 국회 파행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1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한나라당 신지호(가운데) 의원이 소위원회 위원장인 한나라당 권경석 의원에게 항의하는 민주당 강기정 의원(왼쪽)을 밀치고 있다. ⓒ연합뉴스 |
'사단'은 행정안전위원회에서 터졌다. 한나라당 권경석 의원이 법안소위 개최를 선언하고 회의를 강행하려 하자 민주당 간사인 강기정 의원이 "민주당 간사인 나에게는 통보도 않하고 회의를 하느냐"며 강하게 항의했고, 이 과정에서 옆에 있던 컵이 깨졌다. 이에 한나라당 신지호 의원 등이 강 의원을 막으며 몸싸움이 벌어졌고 결국 정회가 선포됐다.
한나라당 신지호 의원 등 행안위 소속 의원들은 "폭력과 난동을 부린 강기정 의원에 대해 윤리위 제소 및 형사고발 등 모든 사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민주당도 "신지호, 장제원 의원이 강기정 의원의 넥타이를 잡아 채는 등 먼저 폭언과 폭행을 저지르고서 사과는 커녕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맞섰다.
교과위는 한나라당과 친박연대 소속 의원들이 법안소위를 개의했으나, 선진과 창조의 모임 간사인 자유선진당 이상민 의원이 강하게 반발함에 따라 결국 회의가 무산됐고, 국토해양위도 민주당의 반대로 회의 일정을 다시 잡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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