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박광정은 연극과 방송, 영화를 종횡무진하며 주로 소심하고 어눌한 서민 연기로 감초 역할을 하며 웃음과 감동을 줬다. 드라마 출연작은 손에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많으며, 특히 권해효와 콤비를 이루며 <별을 내 가슴에>를 비롯한 다양한 드라마에서 '언제나 어딘가 억울한' 캐릭터로 웃음을 안겼다. 최근에는 <하얀 거탑>, <뉴하트>에 출연했고 케이블 드라마인 8부작인 <대박인생>에서는 주연을 맡기도 했다.
▲ <아내의 애인을 만나다>에 출연 당시 고 박광정의 모습. |
영화에서는 92년 <명자, 아끼꼬, 쏘냐>로 데뷔한 뒤 스무 편이 넘는 영화에서 조연과 단역을 가리지 않고 출연해 왔으며, 송능한 감독의 1997년작 <넘버 3>에서 삼류시인 랭보 역할을 맡아 깊은 인상을 남겼다. 주연을 맡았던 <아내의 애인을 만나다>에서는 바람난 아내의 애인을 찾아가는 소심한 주인공 역할을 맡아 특유의 소심한 가장 연기를 선보여 "역시 박광정"이라는 격찬을 받기도 했다.
영화에서는 주로 조연과 단역으로 출연했지만, 연극계에서는 명망높은 연출가이기도 했다. 92년 <마술가게>를 연출해 백상예술대상 신인연출가상을 수상한 그는 이후 <비언소>, 뮤지컬 <모스키토> 등을 연출했고, 특히 올해에는 투병 와중에도 번안극인 <서울노트>를 무대에 올렸다.
올해 3월 폐암 판정을 받고 4월 방송을 통해 이 사실을 알린 고 박광정은 그간 주변 사람들에게 걱정을 끼치기 싫어 조용히 치료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빈소는 이화동 서울대학교 병원에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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