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한국판 뉴딜정책'이라며 4대강 정비사업에 대한 적극적인 추진 의지를 밝힌 가운데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은 "한국에서 뉴딜한다고 잠수돼 있던 대운하가 나올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4대강 정비사업을 한반도 대운하 사업의 정지작업으로 보고 있다는 뜻이다.
정 전 총장은 10일(현지시각) 뉴욕에서 열린 한 초청강연에서 "뉴딜은 제도를 바꾸고 효율성을 높이는데 역점을 둔 것이지 대규모 토목공사를 하자는 것은 아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한 "경제적으로도, 환경적으로도 맞지 않는 대운하 사업에 들어갈 돈은 장기적 연구와 개발 등 소프트 파워 신장에 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청와대 박재완 국정기획수석은 전날 "4대강 정비사업은 대운하와 전혀 다른 사업"이라며 "이 사업은 여러 가지 목적을 가진 프로젝트로 '한국판 뉴딜정책'"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소위 '대운하 전도사'로 불리는 이화여대 박석순 교수는 "지금 당장 대운하를 하는 것이 국익에 도움이 되지 괜히 한 번에 할 일을 두 세 번에 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대통령직 인수위에서 대운하 자문역을 맡았고 최근 한반도 대운하 사업의 부활을 목적으로 출범한 '부국환경포럼'에 결합해 있다.
그는 1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지금은 국민여론이 안 좋기 때문에 안 하는데 식수문제나 터널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을 적극적으로 홍보해서 시작을 하는 게 낫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박 교수는 다만 지난 5월 '4대강 정비 사업이 대운하 1단계'라고 설파했던 것과 달리 "지금 하려는 4대강 정비 사업은 수심 같은 게 대운하와 전혀 달라 1단계가 될 수 없다"고 두 사업을 분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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