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6일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시에 거주하는 장애인이 행복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발표하였다. 이른바 '서울시 장애인 행복도시 프로젝트'이다. 4대 정책과제에 27개 핵심사업으로 구성된 프로젝트에서 단연 눈에 띄는 것은 '서울시 생활시설 장애인 탈시설방안'이다.
서울시가 장애인생활시설의 탈시설화를 주요 방향으로 삼으면서 내세우는 이유로 시설의 대규모화로 획일적 운영에 따른 사생활 제한 및 개성상실 초래, 사회로부터 격리됨에 따라 감독기관과 이웃주민의 시야에서 벗어남으로서 인권침해 사례 발생과 일부 비리시설의 인권침해로 인한 시설개편의 필요성과 탈시설화 욕구증대 때문이라 설명하였다. 맞는 지적이며 서울시는 그동안 잘못된 시설중심의 정책에서 탈시설화 정책으로 변화를 실천적으로 증명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해야만 그 진실성을 믿을 수 있다.
장애인 탈시설화를 추진한다는 서울시
사회복지법인 석암재단은 서울시가 감독하는 법인이다. 석암재단에서의 시설비리와 인권침해는 다시 언급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유명하다. 그 비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생활인들이 중심이 되어 1년 이상을 투쟁해 왔다. 그 투쟁을 통해 비리 문제에 대하여 사법적 판단을 이끌어내었으며, 여전히 비리주범들이 임명한 이사들이 법인 이사회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한계점이 있지만 이부일, 제복만 등 비리 주범들이 물러나게 하는 성과를 만들어 내었다.
비리 주범이 물러났지만 그들이 임명한 이사들은 다시 비리주범들이 추진하려 했던 베데스다요양원 시설이전 문제를 들고 나왔다. 현재 베데스다요양원이 위치한 김포시 양곡에서 더 외지고 교통편이 불편한 송마리로 시설을 이전하겠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현재 있는 양곡 땅은 개발로 인해 장애인들이 생활하기 위험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장애인복지를 위해 안전하고 안락한 시설로의 이전을 주장한다.
시설이전을 추진하는 송마리는 사람이 살 만한 환경을 갖추지 못한 지역이다. 일반버스나 택시가 지나다니지 않은 지역이며, 주변에 상점 등 생활편의시설이 전혀 없는 곳이다. 버스나 택시를 이용하려면 3km정도 나와야 이용할 수 있는 외진 곳이다.
현재 베데스다요양원이 위치한 양곡 땅은 개발로 인해 땅값이 평당 천만 원에 이상에 팔리고 있다. 송마리는 평당 백만 원 정도로 이야기되는 지역이다. 석암재단이 이렇게 베데스다요양원의 시설이전에 혈안이 되어 있는 이유의 가장 핵심적인 것은 장애인들의 복지가 아니라 시설이전으로 인한 부동산 이익이 핵심인 것이다. 그런데 그 이익은 중증장애인들이 또다시 물좋고 산좋은(?) 곳에 지어진 대규모시설로 이전하면서 창출되는 것이다.
치뤄야 할 대가는 서울시가 장애인행복도시에서 지적한 중증장애인들이 '사회로부터 격리됨에 따라 감독기관, 이웃주민의 시야에서 더욱 벗어난 지역'에서 생활하는 것이다. 그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은 사생활 제한, 개성상실, 인권침해 발생 가능성, 탈시설욕구 차단 등 '서울시 생활시설 장애인 탈시설 정책'에 정면으로 부닥치는 것이다.
베다스다요양원 이전 문제에 대한 정답
현재 석암재단 이사회는 베데스다요양원의 이전을 이사회에서 의결하였다한다. 그리고 절차에 따라 서울시에 시설이전 승인을 발빠르게 추진하고 있다. 비리주범 제복만의 지명으로 석암재단 이사장이 된 윤태묵 씨는 서울시 공무원 출신이다.
그는 석암재단 이사장이 되자마자 시설비리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가장 먼저 외친 말이 베데스다요양원의 이전 문제였다. 그리고 서울시 공무원 출신답게 발빠르게 서울시 장애인복지과에 찾아가 즉시 베데스다요양원을 이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시는 석암재단에서 아직 시설이전을 서류로 요청하지 않았다면서 대답을 피하면서 눈치를 보고 있다.
석암재단의 베데스다요양원 이전에 관한 승인은 전적으로 서울시에 그 권한과 책임이 있다. 서울시의 승인이 없이는 석암재단은 베데스다요양원을 이전할 수 없다. 서울시는 서울시 장애인 행복도시 프로젝트의 방향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석암재단의 베데스다요양원 시설이전문제에 대하여 이제 대답해야 할 것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개별시설 이전 문제에 대하여 답할 수 없다고 했다. 베데스다요양원의 시설이전 문제는 개별시설의 문제가 아니라 오세훈 서울시장이 직접 발표한 '서울시 장애인 행복도시 프로젝트'에 관한 문제이다. 서울시 생활시설 장애인 탈시설 방향이 진실성을 가지는 것인지 아닌지에 관한 문제이다. 그 내용에는 대규모시설의 폐해를 지적해서 탈시설을 추진한다고 천명하면서, 한편으로는 서울시가 감독하는 생활시설이 대규모 시설로 이전하겠다는데 그것을 승인하는 것은 참으로 모순적이고 이중적인 태도이기 때문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베데스다요양원에 살아가는 중증장애인들을 진정으로 생각한다면 지역사회에서 더 격리되고 외곽진 곳에 위치한 대규모시설로의 이전은 결코 승인해서는 안 될 것이다.
대안은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서울시가 말하고 있는 탈시설 정책방향으로 대안을 만드는 것이다. 석암재단의 시설이전으로 발생하는 부동산 이익은 법인의 자산으로 축척되어서 그것이 시설비리의 원인이 되게 하기 보다는 중증장애인들이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자립주택과 자립홈, 그룹홈 방식의 지역사회 주거지원 형태로 쓰여져야 한다. 석암재단이 그러한 방향으로 시설이전 계획을 세울 때야 서울시가 승인하는 게 맞다. 그것이 오세훈 서울시장이 발표한 장애인 행복도시 프로젝트를 실천하는 길이다.
(이 글은 주간인권신문 <인권오름>에 "석암비리재단의 요양원 이전추진과 서울시"라는 제목으로 실렸습니다. <인권오름> 기사들은 정보공유라이선스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정보공유라이선스에 대해 알려면, http://www.freeuse.or.kr 을 찾아가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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