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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정부의 이상한 노인 공경법

'강부자'에겐 감세 혜택 VS 빈곤층에겐 최저임금 삭감

대다수 나라에서 보수정당은 노인들에게 극진하다. 자신들의 주요한 지지계층이기 때문이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 2004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당시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이 "60대 이상 70대는 투표 안 해도 괜찮다"는 '노인 폄훼 발언'으로 된서리를 맞은 일도 있었다. 지난 대선에서도 노인층은 압도적으로 보수정당 한나라당 후보인 이명박 대통령을 지지했다.

취임 당시 나이를 비교하면, 전임인 노무현 대통령에 비해 10살 많은 나이에 취임한 이명박 대통령은 그래서 노인층에 더 많은 신경을 쓰는 듯 했다. 우선 전 정부와 달리 나이 많은 장관들을 대폭 기용했다. 1기 내각의 평균연령은 60.6세였고, 지난 7월 단행된 개각을 통해 출범한 2기 내각의 평균 나이는 더 높아져 61.5세다.

이 대통령은 지난 10월 2일 '노인의 날' 기념식에서도 "경제는 비록 어렵지만 이로 인해 복지가 후퇴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면서 "정부는 노인복지를 국정 주요과제로 정하고 열과 성을 다하고 있다"고 약속했다.

종합부동산세 완화도 이런 맥락에서 그 의도를 파악할 수 있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종부세 완화를 밀어붙인 데에는 개인적 경험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강 장관은 1997년 외환위기를 불러온 책임으로 관직에서 물러난 뒤 10년간 야인으로 지내면서 소득이 없는 노령층에게 종부세가 큰 부담이 된다는 사실을 절감했다.

공시가격이 20억 원인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강 장관은 종부세를 내기 위해 2000만 원을 은행에서 대출을 받은 경험이 있다고 한다. 이런 경험을 갖고 있는 강 장관이기 때문에 "종부세는 야만적 세금", "고소득자에게는 대못을 박아도 되냐" 등 거리낌 없이 '종부세 어록'을 쏟아낼 수 있었다. 강 장관의 '소신' 덕에 고가주택을 보유한 노인층들은 경제난에 큰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 강 장관 본인도 종부세 부담이 1600만 원에서 200만 원 대로 줄어들게 된다.

지난 9월에 냈던 상속ㆍ증여세법 개정안도 마찬가지. 민주당과 합의 과정에서 내년 상반기에 처리하기로 미뤄졌지만, 정부는 현재 10-50%의 상속·증여세율을 2-33%로 낮추는 감면안을 제출했다.

한층 노령화된 이명박 정권의 '노인 공경'은 딱 여기까지다. 정권을 구성하고 있는 자신들과 비슷한 계층의 노인들에 대한 공감대만 형성돼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연배는 비슷하지만 계층은 다른 빈곤층 노인들에게 돌아온 것은 '최저임금 삭감'이다. 이명박 정부는 60세 이상 고령 근로자의 최저 임금을 10% 깎는 것을 검토 중이다. 임금을 깎아 기업들의 부담을 줄여주면 일자리가 그만큼 늘어날 것이라는 게 정부의 주장이다.

최저 임금은 현재 시간당 3770원이고, 내년에는 4000원으로 늘어난다. 내년 임금을 기준으로 하루 8시간씩 20일을 일하면 한 달에 64만 원을 받을 수 있다. 여기서 10% 깎는다면 57만60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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