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산업노동조합(위원장 양병민)과 은행연합회(회장 신동규) 등 금융 기관 노사 대표자는 이날 산업별 중앙 교섭 조인식을 갖고 이같이 합의했다. 그간 논란이 됐던 은행 영업 시간 단축을 놓고도 노사는 오전 9시부터 4시로 개·폐점 시간을 30분 앞당기기로 했다.
금융노조 "금융 위기 공동 인식…고통 분담 차원"
올해 산별 교섭에서 마지막까지 쟁점이 됐던 것은 임금 문제였다. 회사 측이 동결을 요구하면서 교섭은 막판 진통을 겪었다. 이런 논란은 노조가 사용자의 요구를 전격 수용하면서 마무리됐다.
금융노조는 "(현재의) 금융 위기가 금융 산업의 존립에 중차대한 상황임을 인식하고 금융 위기 극복을 위한 고통 분담 차원에서 임금 동결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사용자는 대신 외환위기 이후 체결된 '고용 안정 협약'을 준수하기로 했다. 이 협약 내용은 '경영계는 강제로 해고나 구조조정을 하지 않으며 반드시 노조와 합의를 통해 시행한다'는 것. 회사가 이 합의를 뒤집고 구조조정을 시행할 경우 사실상 손 쓸 방법은 없다. 다만, 금융노조 관계자는 "일방적 구조조정을 막을 명분을 얻은 것"이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노사는 또 청년 실업 해소와 근무 시간 정상화를 위해 지속적인 신규 채용을 실시하기로 했다. 사측은 퇴직자와 퇴직 예정 종업원을 위한 취업센터 운영도 약속했다.
양 측은 금융 위기 극복을 위한 특별합의서를 채택해 "자본시장통합법 시행 및 보험업법 개정안에 금융 산업의 발전과 안정을 저해하는 요소가 포함되지 않도록 적극 노력하기로" 약속했다.
▲ 올해 산별 교섭에서 마지막까지 쟁점이 됐던 것은 임금 문제였다. 회사 측이 동결을 요구하면서 교섭은 막판 진통을 겪었다. 결국 사용자들의 요구를 노조가 전격 수용하면서 마무리됐다. ⓒ연합뉴스 |
노사는 이번 합의에서 은행 영업 시간을 조정하기로 했다. 영업 시간 문제는 금융노조가 지난 2007년 산별교섭에 앞서 '마감 시간을 3시 30분으로 단축'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부터 사회적 논란이 돼 왔다. 당시 금융노조는 살인적인 업무량과 노동 강도를 줄이기 위한 대책으로 이같은 방안을 내놓았었다. (☞관련 기사 : 금융노조 "은행마감 3시 반으로"…논란 가열)
최종적으로는 영업 시간 단축 대신 출근 시간과 퇴근 시간을 모두 30분 당기는 선에서 절충됐다. 은행 영업 시간 단축에 대한 국민들의 부정적 여론이 작용된 결과다.
노사는 오는 2월부터 새 영업 시간으로 운영을 시행하되, 각 지부 노사가 합의하지 않으면 사측이 일방적으로 시행할 수 없도록 단서 조항을 달았다. 또 이를 위해 사용자는 △출·퇴근 문화 개선을 위한 CEO의 의지 천명 △임원 부서장의 정상 퇴근 솔선수범 △조기 출근, 휴일 근무, 무분별한 캠페인 억제 △오전 8시 이전이나 오후 7시 이후의 회의 자제 등을 노력하기로 했다.
금융노사는 또 사용자단체 구성에도 합의했다. 보건의료노조, 금속노조와 더불어 3대 산별노조 가운데 하나인 금융노조가 사용자들과 이같은 합의를 함에 따라 내년부터는 금융노조와 사용자단체의 1:1 교섭이 가능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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