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영유권 주장을 노골화하는 일본 시마네현 의회의 '다께시마의 날' 제정 조례안 통과가 통과된 16일, 이날 오전부터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주한 일본 대사관 앞에서는 시민단체들의 반일 시위가 잇따랐다.
***보수단체, "전쟁선포하라" 화형식**
이날 오전10시경 나라사랑시민연대 등 단체들은 대형일장기 화형식 등을 진행하며 일본제품 불매운동, 고이즈미 총리 사퇴, 전쟁 선포 등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북핵저지시민연대 등 극우단체의 수장을 맡아온 김경성 나라사랑시민연대 대표는 "일본은 과거 범죄사실을 은폐하고, 왜곡 역사를 가르치려고 하고 있다"며 "일본의 망언과 망동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부의 대응이 지나치게 미온하다"며 "전쟁을 선포하는 등 보다 강력한 제재 수단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라사랑시민연대 한 관계자는 "향후 순복음 교회 등과 협조해 서울 시청 앞 광장에 대규모 시위를 벌일 계획"이라며 "A급 전범이 묻혀있는 일본의 '야스쿠니 신사'를 폭파 계획도 갖고 있다"고까지 주장했다.
이들의 집회가 진행되는 동안 한 시민이 분신소동을 벌이기도 했다. 하얀색 두루마기를 입은 고 모씨(44)는 "일본의 최근 행태는 전쟁을 선포한 것과 다를 바 없다. 이런 상황에도 우리 국민들의 자세는 안이하기 이를 데 없다"며 분신을 하겠다며 뛰쳐 나와 한때 주위를 긴장케 했다. 하지만 고씨는 기자들과의 질의 응답 와중에 흥분이 가라앉은 듯 "단지 국민들의 각성을 촉구한다는 의미일 뿐 분신을 시도할 생각은 없다"고 번복했다.
***정신대할머니들, "오늘은 일본놈들이 억지쓰는 날"**
시마네현에서 '다케시다의 날' 조례안이 통과된 직후인 이날 정오부터는 2차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에게 끌려가 평생을 고통속에서 보낸 할머니들의 모임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의 집회가 이어졌다.
할머니들의 집회는 매주 수요일 마다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6백40여 회나 열렸지만 이날 '수요집회'는 일본 시마네현 의회가 '다께시마의 날' 조례 제정이 가결된 만큼 비판의 초점은 일본의 망동에 맞춰졌다.
백발이 성성한 정신대 할머니들은 집회가 시작되기도 전에 마음속에 켜켜이 쌓아놓았던 일본에 대한 분노를 터뜨렸다.
한 할머니는 '독도는 우리땅'을 부르며 "누가 뭐래도 독도는 우리땅", "우리땅은 우리가 지켜야 한다"는 구호를 선창했다. 또다른 한 할머니는 "오늘은 일본놈들이 억지쓰는 날"이라며 맞받아졌다.
신혜숙 정대협 상임대표는 "일본의 침략 야욕이 드디어 본색을 드러냈다"며 "일본의 양심적 지식인과 우리 정부는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를 때까지 무슨 일을 했나"라며 규탄했다.
진관 스님은 "지금껏 우리 정부는 외교적 협조관계를 유지해야 된다는 이유로 일본의 망언에 대해 적극 대응못했지만, 일본이 독도영유권 주장과 역사왜곡 의도를 노골화하는 마당에 대일외교의 기조를 바꿀 때가 됐다"며 "주일 대사를 소환하는 등 강력한 외교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시민단체들의 연이은 집회가 진행되는 가운데서도 몇몇 시민들이 우발적으로 일본대사관 진입을 시도해 경찰과 충돌이 벌어지고 있으나, 현재까지는 이렇다 할 불상사는 발생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날 오후 2시부터 보수단체인 자유총연맹이 소속 회원 3백여명과 함께 대사관 앞에서 반일시위를 벌일 예정이어서 긴장도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