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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항운노조 비리, 파문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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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항운노조 비리, 파문 확산

전직 노조간부들, "채용 관련 1인당 5백~3천만원 받아"

부산항운노동조합 전 간부 등 조합원들이 양심선언을 통해, 채용과 승진관련 1인당 5백만원~3천만원을 챙기고 있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고 있다. 지난 1월 검찰 조사에서 일부 밝혀지기도 했던 부산항운노조의 채용비리는 이번 양심선언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전 노조간부 양심선언, "조직비 명목으로 매년 1백억원 간부에 상납"**

이근택 부산항운노조 전 상임부위원장 등 노조 관계자 5명은 9일 부산 모처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부산항운노조에 가입하거나 조합원이 승진할 때는 노조 간부들에게 반드시 돈을 상납해야 한다"며 "우리들 역시 돈을 주고 노조에 가입해 간부가 된 뒤에는 신규 조합원들에게 돈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날 발표된 '부산항운노조의 민주화와 개혁을 염원하는 양심선언문'에 따르면, 노조 집행부는 매달 50~1백명을 노조에 가입시키면서 가입 대가로 소위 '조직비'를 받고 있고, 어떤 간부들은 돈을 받아 일부는 자신이 직접 챙기고, 나머지는 노조위원장에게 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지난 2002년에는 1백40명에게 21억원을 받아 위원장과 부위원장들이 나눠 갖는 등 평조합원이 현장 반장이나 소장으로 승진하거나 보다 나은 작업장으로 옮겨가기 위해서도 수천만원의 돈을 '조직비' 명목으로 내야 했다.

이들은 이어 "해마다 1백억원이 넘는 돈이 노조 간부들에게 상납되고 있지만, 노조위원장이 조합원들의 인사권을 쥐고 있어 누구하나 문제 제기를 할 수 없다"며 "검찰과 경찰의 엄정한 수사가 절실하다"고 밝혔다.

***노조, "관리소홀로 발생한 문제" 반박했으나...**

한편 전 노조 간부에 의해 비리사실이 폭로된 부산항운노조 집행부도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이들의 주장을 전면 반박했다.

노조는 "조합원을 채용할 때나 승진시킬 때는 반드시 인사위원회의 검증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위원장 등 노조 간부가 돈을 받는다는 것을 불가능하다"며 "노조에 불만을 품은 소수의 사람들이 일부 관리소홀로 발생한 문제를 마치 부산항운노조 전체의 문제인 것처럼 부풀렸다"며 채용비리 관련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하지만 양심선언한 전직 노조 간부의 주장이 매우 구체성을 띄고 있다는 점에서 노조의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것이 지배적 분석이다.

예컨대 이날 양심선언에 참여한 이근택 전 상임부위원장은 지난 2002년 4월 조합원 87명을 인사이동하는 과정에서 5명에 대한 추천권을 위원장으로부터 넘겨받아, 이들을 근무환경이 좋은 부두로 옮겨주는 대가로 2천4백만원을 받아 4백만원을 자신이 갖고, 나머지 2천만원을 위원장에게 상납했다고 밝힌 대목이나, 양심선언에 함께 참여한 설만태 전 적기연락소장이 1985년 입사시 노조에 가입하면서 1백만원을 냈고, 엄창용 적기연락소 조합원은 2001년 노조에 가입하면서 5백만원을 상납했다는 주장은 매우 구체성을 띄고 있어 이들의 주장에 신빙성을 높여주고 있다.

***과거에도 수차례 비리 의혹 불거져**

더구나 이번 부산항운노조의 비리는 노조의 주장처럼 일부 '관리소홀'로 인한 일탈행위가 아니라 아주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도 노조의 비리는 뿌리가 깊다는 분석이다.

부산지역 노동계에 따르면, 부산항운노조의 금품수수 등 각종 비리 연루 의혹이 제기된 것은 비단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지난 1984년 노동부와 부산시는 부산항운노조를 합동 감사해 ▲조합원 신규가입시 노조 간부의 금품수수 관례화 ▲ 근무조건이 나은 작업장으로 변경, 승진을 위한 금품상납 ▲집행부의 독선과 비리 상존 등의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또한 노무현 대통령이 13대 국회의원을 역임할 당시 실시한 부산항운노조 조합원 3백50명에 대한 설문조사에서도 전체 조합원 92%가 돈을 상납했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이처럼 부산항운노조의 채용과 노조가입, 승진과 관련한 금품수수관행은 '조직적'이고, '역사적'이라는 평가다.

***검찰 수사, 마무리 보강수사 국면**

한편 검찰도 이번 부산항운노조 비리 사건을 조사해 상당부분 비리 관련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에 따르면 지금까지 노조 관계자 20여명을 불러 조사를 마쳤으며, 마무리 보강수사를 하고 있다. 이번 검찰 수사는 지난 2003년 노조 관계자가 검찰에 노조 집행부의 비리를 고발해 착수했고, 지난해 7월경 증거부족으로 무혐의 처분이 내려졌다. 하지만 부산고검이 재수사 명령을 내려 부산지검이 재수사에 착수한 것이다.

이에 앞서 부산지검은 지난 1월 돈을 받고 다른 사업장에 노무원 등으로 취업시켜준 혐의로 노조 모 냉동창고 반장 정모씨를 구속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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