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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만원 세대? 절망한다고 달라지는 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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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만원 세대? 절망한다고 달라지는 건 없다"

이색적인 '취업 설명회'…"공익에서 희망 찾자"

이명박 정부의 주요 공약 가운데 하나가 일자리 300만 개 창출이었다. 그렇지만 2008년 겨울, 한국의 20대는 IMF 시절보다 더 심하다는 취업난에 시달리고 있다. 전국의 많은 취업 준비생은 '88만원 세대'라는 신조어가 유난히 혹독하게 느껴진다고 입을 모은다.

이런 가운데 이색적인 '취업 설명회'가 열렸다. 세계인권선언이 등장하는가 하면, 신문읽기와 같은 활동 프로그램도 소개되었다. 지난 21일 서울 명동 유네스코한국위원회에서 유네스코한국위원회와 인권단체 '바스피아(Baspia)'가 공동으로 주최한 '제5회 유네스코 청년포럼'이 그것이다.

'청년, 공익에서 희망을 찾다'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행사에서는 총 4명이 '취업 설명'에 나섰다. 공익변호사 그룹 '공감'의 장서연 변호사, 청년네트워킹센터 희망청의 송지현 커뮤니케이션 팀장, 중국 워크캠프 코디네이션 센터 '조이 인 액션'(Joy In Action)의 강상민 센터장, 사회적기업 '노리단'의 이현 교육팀장이 강단에 섰다.

'난 언젠가 벗어나니까'?…실업은 '현재'다

"청년, 공익, 인권, 이 세 단어가 만났을 때 분명 시너지 효과가 발생한다고 생각한다."

주최 측은 20대의 대부분을 취업과 미래에 대한 고민 속에서 보내는 현재 청년층을 위한 행사를 고민한 끝에 이 같은 자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한국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가 청년 실업을 낳고 있는 현상을 무시할 수 없지만 청년들 자신이 보다 적극적으로 진로를 개척할 수도 있다는 의미에서다.

청년 실업 문제를 놓고 지난 한 해 동안 활발한 활동을 벌였던 희망청의 송지현 팀장은 "많은 당사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지만 생각보다 반응은 차가웠다"며 "88만 원 세대라고들 하지만 정작 본인은 언젠가 여기에서 벗어날 것이기 때문에 괜찮다고 느끼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다"고 전했다.

송 팀장은 "이런 생각들이 더욱 더 청년 실업 문제의 해결을 어렵게 한다고 느꼈다"며 "거쳐가야 할 '힘든 시기'가 아니라 마주해야 할 '현재'로 인식하고 함께 극복하기 위한 대안을 찾아보려는 생각의 변화가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희망청에서 일하고 있는 나 역시, 사회와 정부에 가지고 있던 불만을 해결해보려는 데에서 일을 찾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남을 위한 일과 나를 위한 일, 그 연결점에서 희망 발견할 수 있다"

이날 강사들은 자신들의 사례를 통해 '사회에 필요한 일',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주목하면 얼마든지 보람된 '직업'을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이 인 액션', 줄여서 '자(JIA)'라고도 부르는 이 단체는 한국과 일본의 청년 자원 활동가들이 주축이 돼 활동을 시작한 뒤 현재 중국에서 매년 200여 개의 크고 작은 워크캠프(workcamp)를 주최하며 성공적으로 자리잡은 시민단체다. 2001년에 시작한 이 단체의 캠프에는 현재까지 중국 현지 학생들은 물론 한국, 일본, 독일에서 온 1만여 명의 참가자가 거쳐갔다.

한 편의 드라마 같은 이력의 주인공인 강상민 센터장은 "각 나라별로 자원봉사를 하는 대상과 방법은 조금씩 다르지만 사회에 기여하고 발전시키려는 순수한 마음은 결코 다르지 않다"며 "중국 현지에서도 소외된 한센병 정착마을에서 시작한 우리 단체의 활동은 앞으로 그 폭이 넓어질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최초로 비영리 공익변호 사업을 펼치고 있는 '공감'의 장서연 변호사는 "매우 심각한 인권 문제를 겪고 있으면서도 그동안 법률가의 관심과 지원은 거의 없었던 분야가 우리 사회에는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장 변호사는 "이주노동자, 이주여성, 난민, 장애인, 노인과 아동, 공익제보자, HIV 감염인, 성소수자, 비닐하우스촌 주민 등 소외된 인권의 영역은 끝이 없다"며 "그동안 변호사가 지원하지 않던 영역이 많다보니 선례를 남길 수 있는 최초의 소송인 경우도 많다"며 자신이 보람을 느꼈던 소송 사례들을 소개하기도 했다.

다양한 소재를 활용한 색다른 문화 공연을 만들어 현재 매해 200여 회의 국내외 공연을 펼치고 있는 노리단의 이현 교육팀장이 들려주는 일화도 흥미진진하다. 무용학을 전공한 그는 "무용 연습을 마치고 귀갓길을 나서던 4년 전 어느날 이런 행복한 성취감을 남과 함께 나누면 더 좋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이후 이런 꿈을 실현할 사람들을 노리단에서 만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남을 위한 일과 나를 위한 일을 연결하는 창의적 기획을 통해 얼마든지 '새로운 희망'을 발견할 수 있다"며 "그것이 곧 제4섹터라고도 부르는 사회적 기업에 가능성이 열려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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