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편향과 과도한 촛불 집회 진압을 비난하며 어청수 경찰청장의 퇴진을 요구했던 불교계가 17일 어청수 청장의 사과를 공식으로 받아들였다.
어청수 청장은 이날 오후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스님을 예방하고 "송구스럽다"며 "여러 가지 부적절한 행위로 2000만 불자님들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어 청장은 "일찍 왔어야 했는데 여의치 않아 이제야 오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어 청장은 "이번 일을 타산지석 삼아 부적절 행위가 없도록 각별히 유념하겠다"며 "특히 경찰에는 종교 편향이 다시는 없도록 3차례 특별 지시를 내렸다"고 말했다. 그는 "15만 경찰은 늘 국민들을 생각해서 국민들이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도 덧붙였다.
이에 대해 지관스님은 "(경찰청장 자리가) 직책이 어려운 자리"라며 "다 없는 것으로 하고 직책 잘 수행해서 국민들을 편안케 해 달라"고 화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관스님은 촛불 집회 관련 수배자들이 조계사에 있을 당시 자신이 타고 있던 차량을 경찰이 검문한 사건을 두고도 "총무원장 차를 검문한 것은 괜찮다. 검문을 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근자에 들어 정부의 종교 편향이 더 심하게 표출됐고, (경찰청장 관련 일들이) 정부 종교 편향의 원인이 됐다"며 의견을 밝혔다.
불교계는 이명박 정부의 종교 편향 사건이 잇따라 터지자 지난 8월 27일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범불교도 대회를 열고 △이명박 대통령 사과 △어청수 청장 파면 △종교 차별 방지 법률 마련 △촛불 집회 관련 수배자 해제 등 4대 요구를 내걸었다. 또 지난 11월 1일과 11월 15일 대구와 광주에서 불교도 집회를 열고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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