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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리더십'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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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리더십'의 비밀

[고성국의 정치분석] '교감'과 '소통'이 절실한 대한민국

역대 최고 득표. 전 세계의 환호와 기대. 오바마가 만들어내고 있는 열광의 비밀은 무엇일까.
  
  부시정권 8년간 횡행했던 독선적 근본주의와 무력을 동반한 일방적 패권주의에 대한 전 세계의 반발이 이 흐름의 기저를 형성하고 있다는 분석도 가능하겠다. 석유산업, 군수산업 그리고 월스트리트의 이른바 주류들이 독점해온 권력이 중산층, 서민, 사회적 소수자들의 손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전망이 새로운 희망에 대한 기대를 촉발시키고 있다는 분석도 설득력 있다. 중요한 것은 이 모든 변화의 한 가운데에 오바마가 서 있다는 점이다. 오바마의 무엇이 지금껏 엄두도 내지 못했던 이 모든 변화를 가능케 하고 있는 것일까.
  
  오바마 리더십의 핵심은 대중과의 교감이다. 무명에 가까운 오바마를 일약 전국적 인물로 부상시킨 2004년 전당대회 연설의 힘도 청중과의 교감에서 나온 것이었다. 유럽을 열광시킨 베를린 연설도, 청중들로 하여금 감동의 눈물을 흘리게 만든 시카고 당선연설도 청중과 교감하는 오바마 만의 대중 흡인력과 감정이입 능력 때문에 가능했다. 오바마는 청중들이 자신을 동료로 이웃으로 친구로 느끼게 만들었다. 오바마는 청중들로 하여금 문제를 잘 알고 있고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갖고 있는 젊고 능력 있는 지도자와 함께 하고 있다는 확신을 갖게 만들었다.
  
  소통과 교감의 오바마 리더십은 다음의 세 가지 요소로 구성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첫째 대중의 객관적 상황과 주관적 심리상태에 대한 정확한 파악, 둘째 대중의 요구에 대한 설득력 있는 대안적 입장 정리,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를 가슴에 닿게 전달하고 대중의 반응을 자신의 것으로 만듦으로써 대중과 자신을 일체화시키고 대중의 책임성과 주체성을 촉발시켜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내는 능력이 그것이다.
  
  첫 번째와 두 번째 요소는 자신의 신념에 대한 확신, 대중에 대한 믿음, 그리고 변화를 통해 희망을 만들어내겠다는 열정이 없어도 가능한 것들이다. 말하자면 후보가 똑똑하거나 똑똑한 스텝들로 캠프를 구성하면 할 수 있는 일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아무리 후보가 똑똑하고 캠프 스텝들이 능력이 있어도 세 번째 요소가 없다면 대중을 감동시키고 대중과 교감할 수 없다. 세 번째 요소를 단순한 수사학적 기술의 문제로 치부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대중과 교감하려면 지도자는 먼저 대중이 만들어내는 흐름에 몸을 실어야 한다. 그 흐름은 변화일 수도 있고 건설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같은 흐름을 만들어 가는 같은 세대로서 눈높이도 감성도 태도도 같다는 느낌을 공유하면서도 그 흐름의 맨 앞에서 방향을 조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냥 대중과 흐름을 같이 하는 것만으로는 지도자가 될 수 없다는 뜻이다.
  
  대중과의 교감은 기본적으로 문화적 행위이다. 정치지도자와 대중간의 정치적 교감도 문화적 교감에서부터 시작될 때 힘 있게 이루어진다. 머리가 아니라 가슴과 몸으로 느끼는 정서적 감성적 교감이 필요하다. 그러나 정치 지도자의 교감은 같은 경험, 같은 감성을 갖는 동세대간 교감에 그쳐서는 안 된다. 다른 경험, 다른 감성, 다른 마인드와 다른 감각을 가진 더 많은 사람들과 교감하지 못하는 정치 지도자는 또래들의 아이콘은 될 수 있을지 모르나 국민적 지도자는 될 수 없다. 이 점에서 같은 감성 같은 마인드를 가진 또래세대와의 교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다른 감성 다른 마인드를 가진 이질적 세대와의 교감이다.
  
  개방적 태도와 겸손함이야말로 이질적 세력 세대와의 교감을 시작하는 열쇠다. 불쾌해 하지 않으면서 차이를 인정하는 것. 다른 사람의 생각이 내 생각보다 더 사실에 가깝거나 유효한 해법이 될 수 있다는, 인정하기 어려운 사실을 인정하는 것. 당장의 격렬한 토론 후에도 상대방과 같은 목표를 향해 손을 잡고 나아가야 한다는 생각을 흔들리지 않는 신념으로 확고하게 견지 하는 것. "미국의 힘은 군사력이나 경제력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차이에 대한 존중과 기회균등과 민주주의에서 나오는 것"이라는 당선 연설을 현실 속에서 일상적으로 구현하는 것. 이러한 태도와 자세와 마인드가 교감의 리더십을 가능케 하는 핵심요소다.
  
  미국 민주주의의 성취를 보면서, 미국 민주주의의 전진을 이끌고 있는 젊은 리더십을 보면서, 무기력해진 중산층 서민 사회적 소수자들로 하여금 '변화에 대한 희망'을 갖게 하고 '희망을 위한 변화'를 시작케 하는 교감의 리더십을 보면서 추운 겨울로 접어들고 있는 대한민국을 되돌아본다. 어느 때보다 절실한 '소통의 리더십', '교감의 리더십'을 생각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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