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체들이 미분양 아파트 분양가를 낮추기 시작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부동산 거품 붕괴가 본격화된 징후로 보는 이들이 많다.
"'버블 세븐'에서 분양가 인하 공식화"
동일토건은 지난 4월 경기도 용인시 신봉도시개발지구에서 분양한 '신봉 동일하이빌'(총 1462가구) 미분양 아파트(868가구)의 분양가를 4~10% 인하하기로 했다고 9일 밝혔다. '버블 세븐' 지역에서 공식적으로 분양가 인하를 발표한 첫 사례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신봉 동일하이빌'의 분양가는 3.3㎡당 평균 1547만 원에서 1460만 원 대로 낮아진다. 가구당 최고 9850만 원(206㎡·62평형)에서 최저 2050만 원(111~112㎡·33평형)까지 할인받게 된다.
동일토건은 기존 계약자들의 분양가도 동일한 수준으로 낮춰주기로 했다. 기존 계약자의 반발을 막기 위한 조치다.
공식적으로 할인을 선언한 경우가 처음일 뿐, 이와 비슷한 사례는 많다. 신영은 최근 서울 성동구 하왕십리동에 공급하는 '왕십리 지웰'의 분양대금 중 60%를 선납하는 계약자에게 전체 분양가의 12.5%를 되돌려주고 있다.
돈줄 마른 건설업계, 미분양률 낮추려 안간힘
건설업체들의 이런 조치는 최근 아파트 시장에서 속출하고 있는 미분양 사태 때문에 나왔다. 실제로 GS건설이 분양한 서초아트자이와 이수자이, 서교자이 등은 대량 미분양사태를 불러왔다. 이런 사태를 놓고 부동산 업계에서는 대형 건설업체의 '브랜드 파워'가 높은 분양가를 더 이상 떠받치지 못하게 됐다는 징후로 읽어낸다.
행정복합도시 건설에 따른 투기 심리가 고조됐던 충남 조치원시에서도 대형 업체의 브랜드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GS건설, 우방, 신동아건설 등 대형업체들이 죽림리와 신안리 일대에 2500여 세대를 공급했지만, 절반 이상이 미분양됐다. 그 결과 분양가가 최대 30%까지 떨어졌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건설업계의 분양가 인하 조치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는 경우가 많다. 심한 자금 경색에 시달리고 있는 건설업체로서는 미분양률에 민감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미분양률이 높으면, 당연히 대출을 연장하기 어려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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