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수도권 규제 완화 정책에 반발해 모인 지방 국회의원들의 초당적 모임인 '수도권규제 철폐반대 국회의원 비상모임'이 몸을 사리는 한나라당 의원들로 인해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이 모임에는 한나라당 김성조 의원을 비롯해 이인기, 이계진, 유승민, 서상기, 김태환, 현기환, 허원제 의원 등 16명과 민주당 이낙연, 이시종, 이용섭, 최인기 의원 등 30명, 자유선진당 류근찬, 이상민 의원 등 10명,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 등 60여 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모임의 대표를 선출하고 정부의 '수도권 규제 철폐'에 반대하는 결의문을 채택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회의 시작 직전 한나라당 의원들은 따로 모여 별도의 회동을 가졌고, 전원이 공동퇴장했다. 여당 입장에서 정부안을 지켜본 뒤 행동 수위를 결정하는 것이 옳다는 이유였다. 그나마 친이계나 중립계로 분류되는 일부 의원들은 참석조차 하지 않았다.
결국 남아 있던 야당 의원들만 회의를 진행했고, 이낙연(민주당), 박상돈(자유선진당), 권영길(민주노동당) 의원을 공동대표로 선출한 뒤 한나라당 몫의 공동대표는 추후 선출키로 했다.
이와 같이 한나라당 의원들이 유보적 태도로 선회한 것은 당 지도부에서 제동을 걸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 모임에 앞서 열린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박희태 대표는 "수도권과 지방간의 의견 불일치 문제 등을 논의하고, 또 지방의 소망을 들어보기 위해서 내주 초에 전국시도지사와 당과의 간담회를 개최하도록 하겠다"며 "좋은 의견을 많이 수렴해 이달 27일로 예정된 지방발전종합대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특히 "어쨌든 지금 우리는 하나이다. 같은 배를 탄 한 가족"이라며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말이 지금 가장 실감나는 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하기도 했다.
게다가 여당 의원으로서 원색적으로 정부 비난을 쏟아내는 야당 의원들과 자리를 함께 하기에도 부담스러웠던 것으로 보인다.
한편 공동대표를 맡은 이낙연 의원은 비상모임의 향후 활동 계획에 대해 △수도권정비계획법 등 수도권 규제철폐를 위한 법률안 개정 저지 혹은 수정 △국가균형발전 촉진, 수도권규제 철폐억제 등과 관련된 특별법 제정 검토 △수도권 규제 완화 관련 헌법소원 제기 검토 △비수도권 13개 시도지사 및 국회의원 1명씩으로 구성된 지방균형발전협의회와 시민단체의 11월 대규모 장외집회 동참 등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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