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의 영화제인 부산국제영화제는 끝났지만 작은 영화제들은 줄줄이 이어진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다시 한 번 열리는 핑크영화제와 메가박스에서 5년째 개최하고 있는 메가박스 일본영화제, 그리고 개관 1주년을 맞은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와 독립영화 전문배급사로 올해 10주년을 맞은 인디스토리가 각각 준비하고 있는 다양한 영화제와 특별전들까지,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영화제들이 넘쳐난다. 10월말에서 11월 중 개최되는 작은 영화제들 및 특별전들을 모았다.
. 언니들을 위한 야한 영화제, 올해도 또 왔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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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예 - 누가 뭐래도 좋은 나의 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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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처음 개최되어 주목을 끌었던 핑크영화제가 올해 다시 열린다. 여성관객만을 대상으로 일본의 핑크영화들을 소개하는 핑크영화제는 11월 1일 서울의 씨너스 이수에서 개막해 씨너스 오투(부산), 씨너스 대전, 씨너스 이채 등을 돌며 28일까지 순회상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토요일에는 남성 관객들도 관람이 가능하고 수요일은 특별히 '커플데이'로 여성 관객의 동반 하에 남성 관객들도 입장이 가능하다. 일본 핑크영화계의 '4천왕'이라 불리는 제제 다카히사, 사토 토시키, 사토 히사야스, 사노 가즈히로 등 네 명의 감독들의 영화를 모은 '핑크 사천왕' 섹션에서는 <아나키인 재팬스케>, <가물치>, <애욕온천> 등을 상영하며, 핑크영화들의 최신작들을 모은 '핑크 최전선' 섹션에서는 노인의 성을 다룬 이마오카 신지 감독의 <황혼 - 몇 살이 되어도 남자와 여자>, 여성 감독인 요시유키 유미의 <불륜중독> 등을 상영한다. 핑크영화들 중에서도 강도가 센 영화들을 모은 '핑크 하드코어' 섹션에서는 전쟁 다큐멘터리와 핑크영화를 접목한 <하아니 사치코의 화려한 일생>과, 핑크 여배우 히라사와 리나코의 실제 섹스 라이프를 영화로 옮긴 <노예 - 누가 뭐래도 좋은 나의 이야기> 등이 상영된다. 이밖에 지난 6월 타계한 핑크영화계의 거장 무카이 칸 감독을 추모하기 위해 그의 1969년작인 <블루필름의 여자>가 상영되며, 일본, 한국, 중국, 인도 등 4개국의 춘화를 주제로 4명의 국내 작가가 재해석해 만든 작품들을 모아 '4대 춘화 : 사인사색전'이라는 제목으로 전시회도 열 계획이다. 영화평론가 김봉석, 영화감독 변영주 등과 함께 하는 핑크토크도 마련돼 있다.
. 일본영화, 다 모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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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스위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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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5회째를 맞는 메가박스 일본영화제는 일본영화의 최신동향을 한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는 자리다. '일본영화, 새로운 힘'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11월 12일부터 16일까지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다. <러브드 건>으로 주목받은 와타나베 켄타쿠 감독의 최신작 <플레이 플레이 소녀>가 개막작으로 선정된 가운데 총 17편이 상영된다. 우에노 주리가 출연한 2006년작 <행복의 스위치>, 오구리 슌이 주연을 맡은 2004년작 <이웃 13호> 등을 비롯해 무라카미 하루키의 장편을 원작으로 한 오모리 카즈키 감독의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요시모토 바나나의 소설을 영화로 옮긴 모리타 요시미츠 감독의 <키친>, 나시키 카호의 원작을 영화화한 나가사키 슌이치 감독의 <서쪽의 마녀가 죽었다> 등 소설 원작의 영화들도 눈에 띈다. 이밖에 <천국은 기다려준다>, <햐크하치>, <늑대소녀> 등 일본의 신인 감독들의 데뷔작들도 상영될 예정. 전주영화제에서도 상영된 바 있는 <귀향>, 노년의 사랑을 그린 <시우의 기> 등도 상영된다.
. 장편보다 강한 단편영화의 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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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인의 초인과 괴물 F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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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쟝센 단편영화제와 함께 국내 최대 규모의 단편영화제인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가 11월 5일부터 10일까지 씨네큐브 광화문에서 열린다. 개막작으로는 방종영 감독의 20분짜리 <7인의 초인과 괴물 F>와 프랑스의 엘리자베스 마레, 올리비에 퐁트 감독이 연출한 15분짜리 <아스팔트 위의 마농>이 선정됐다. 총 30개국 52편의 작품이 본선에 올라 8개 덩어리로 나뉘어 국제경쟁 부문에서 상영되며, 특별 프로그램으로는 왕가위, 리들리 스콧,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등 국내외 유명 감독들의 단편들을 모은 '감독열전 : 시네마 올드 앤 뉴', 단편 호러들을 모은 '11월의 나이트메어', 프랑스의 단편들을 모은 '믹스 플래닛 : 봉주르, 프랑스' 섹션이 마련돼 있다. 국내 특수분장의 일인자로 인정받고 있는 유영분장의 윤예령 대표와 함께 진행하는 마스터 클래스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 다시 보는 우리의 걸작 독립영화, 미국 독립영화의 현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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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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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키노 아이나 시네마 달 등 독립영화를 전문으로 배급하는 영화사들이 생겨나기는 했지만, 국내의 대표적인 독립영화 전문 배급사라 하면 인디스토리를 떠올릴 수밖에 없다. 올해로 10주년을 맞는 인디스토리가 이를 기념해 여는 '오! 인디풀 영화제'는 그간 인디스토리가 배급했던 영화들 중 40편을 골라 특별상영을 하는 영화제다. 비교적 최근작인 <은하해방전서>, <애프터 미드나잇>, <올드 랭 사인>, <판타스틱 자살소동>과 같은 영화들에서부터 김동원 감독의 <송환>에 이르기까지, 또한 민동현 감독의 <지우개 따먹기>, 영화창작집단 파적의 <엄마의 사랑은 끝이 없어라>, <대학로에서 매춘하다가 토막살해 당한 여고생 아직 대학로에 있다>, <폴라로이드 작동법>, <굿 로맨스> 등과 같은 당대의 화제작들까지 한자리에서 일별할 수 있는 기회다. 한편 인디스토리가 '오! 인디풀영화제'와 함께 준비중인 '존 카사베츠 어워드 영화제'는 미국의 필름인디펜던트 스피릿 어워드 중 한 부문인 존 카사베츠 어워드의 수상작 및 후보작 6편을 모아 상영한다. 미국 독립영화의 현재를 확인해 볼 수 있는 매우 뜻깊은 영화제다. 서울에서는 11월 11일부터 20일까지 서울아트시네마, 인디스페이스, 시네마 상상마당, 미로스페이스 등에서 진행되며 대구 동성아트홀, 대전 아트시네마, 광주극장 등에서도 11월 22일부터 순회상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국내에서도 소규모 개봉하여 찬사를 받았던 라이언 존슨 감독의 <브릭을 비롯해 카일 헨리 감독의 <룸>, 마이클 쿠에스타 감독의 <열두 살의 기억들>, 에린 크럼리, 수잔 비스 감독의 <네눈박이 괴물들> 등이 상영된다.
. 인디스페이스, 첫 돌을 축하해! 독립영화인들에게 염원과도 같았던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가 11월 8일 개관 1주년을 맞아 벌이고 있는 행사도 특별한 관심과 애정을 가질 수밖에 없다. 비록 단 하룻동안 영화 두 편을 상영하는 조촐한 행사지만, 인디스페이스의 1주년은 다른 극장 10주년과 맞먹는 소중한 가치를 가진다. <쇼킹 패밀리>, <나의 노래는>, <궤도> 등 9편의 영화를 개봉지원작으로 선정해 개봉했고 이외에도 <은하해방전선> 등 독립영화 17편을 개봉시킨 바 있는 인디스페이스는 개봉지원작 중 관객들의 투표로 다시 보고 싶은 영화 한 편을 선정해 다시 상영한다. 또한 지난 9월 말에 열린 일본다큐멘터리 특별전의 상영작 중에서도 관객들의 투표로 한 편을 선정해 다시 상영할 예정. 이밖에도 인디스페이스는 '겁내지 마, 우리도 처음이야'라는 슬로건으로 미디액트와 함께 DIY 영화제를 준비하고 있다. 영화와는 전혀 관련이 없던 일반관객 14명이 미디액트에서 영화상영 실무강좌를 수료하며 기획한 영화제로, '차별에 관한 이야기', '치정시대', '리얼 인디무비의 발견' 등 세 가지 섹션으로 나누어 독립영화들을 선정해 영화들을 상영한다. 각 섹션별로 장편 한 편과 단편 수 편씩 묶어 상영할 예정으로, 김삼력 감독의 <아스라이>, 김일란 감독의 <3xftm>, 최진성 감독의 <에로틱 번뇌보이> 등이 상영된다. 11월 6일과 7일 양일간 인디스페이스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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