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경찰서는 박원석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공동상황실장을 비롯한 수배자 6명이 이날 오후 조계사를 빠져나간 것을 확인하고 소재 파악에 나섰다. 경찰은 수사팀을 긴급 투입해 수배자 검거 작전을 벌이고 있다.
수배자들은 국민대책회의에 남긴 메시지를 통해 "그간 농성을 도와준 조계종 총무원장과 불자 등에 깊이 감사를 드린다"며 "주권자를 탄압하는 권력은 오래 가지 못하며 조만간 다시 국민들 앞에 서서 저항의 행렬에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촛불 수배자' "'잠행 농성' 시작한다"…조만간 모습 드러낼 수도
국민대책회의는 이날 오후 빈 농성장에서 기자 회견을 열고 "수배자들이 오늘 조계사를 떠나 '잠행 농성'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광우병국민대책회 임태훈 인권법률팀장은 "이들 수배자들이 경내에 있으면서 화장실에 가는 것 등 일거수일투족을 경찰에 감시를 받고 있어 평소 심리적 압박을 받아 왔다"며 "자진 출두는 생각하고 있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대책회의는 수배자들이 남긴 메시지도 공개했다. 이들은 "우리의 피신은 어떤 권력도, 권력의 앞잡이 노릇을 하는 검찰과 경찰도 좋은 사회를 위한 자유 의지를 결코 꺾을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상징적인 저항 행위"라고 밝혔다.
잠적한 수배자들은 '민생민주국민회의' 주최로 열리는 주말 촛불 집회 등에서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민주노총도 오는 11월 9일 열리는 노동자대회에서 이석행 위원장이 직접 대회사를 하는 방식으로 모습을 드러내게 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앞서 이 위원장은 최근 기자 간담회를 통해 "기자 회견 등을 통해 싸우다 잡혀가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지난 25일에 조계사 빠져나갈 예정이었다"
이 가운데 <법보신문>은 조계사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지난 25일 경 수배자 전원이 조계사를 나가기로 했으나 방법에 대한 의견차로 이뤄지지 못했다"며 "이날 전원이 경내를 빠져 나가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용진 상황실장 등 7명의 국민대책회의 관계자들은 체포 영장이 떨어지자 지난 7월 5일 시위대에 섞여 조계사 경내로 피신했고, '촛불 총파업'으로 뒤늦게 체포 영장이 떨어진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도 지난 9월 말 조계사에 합류했다.
8명의 촛불 수배자 가운데 백은종 '안티이명박 카페' 부대표는 지난 21일 구속됐고, 김광일 국민대책회의 행진팀장은 이에 앞서 지난 23일 조계사를 빠져 나가 자취를 감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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