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위기를 겪었던 C&그룹(회장 임병선)이 워크아웃(채권단 공동관리) 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금융시장 경색 후유증이 실물기업에 번진 첫 사례인 셈이다. 29일 이같은 우려가 번지면서 폭등하던 코스피지수는 오후 들어 최고점 대비 무려 150포인트가 폭락하는 등 자산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시장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C&중공업과 C&우방이 조만간 워크아웃을 신청할 전망이다. C&그룹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논의는 없다. 다만 대응 방법 중 하나로 (워크아웃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현재 C&우방은 건설경기 침체 우려로 자금조달이 사실상 중단됨에 따라 독자생존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는 게 시장의 판단이다. C&중공업 또한 신규 투자가 불가능한 지경으로 보인다.
만약 이들 중 하나라도 워크아웃을 신청하게 되면 그룹 전체가 워크아웃에 들어가야 할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순환출자 구조로 엮여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C&해운은 C&우방랜드와 C&우방의 최대주주다. C&우방은 C&상선을, C&상선은 C&중공업과 진도F&을, C&중공업은 신우조선해양과 C&라인을 각각 소유하고 있다. 그리고 그룹 임병석 회장은 C&해운의 최대주주로 그룹 전체를 통제하고 있다.
소문이 급속도로 번지자 C&우방랜드는 이날 증권선물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 대해 "유동성 위기극복방안의 하나로 워크아웃 신청을 검토 중에 있으나 아직 확정된 바는 없다"고 답했다.
금융경색의 사실상 첫 사례가 나올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이날 오전 급등세를 타던 자산시장은 오후 들어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오후 2시 30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1포인트 이상 하락해 980선으로 밀려났다.
오전 한때 80포인트 이상 급등하며 1100선을 눈앞에 둘 정도였으나 다시 70포인트가 꺾이는 등 천당과 지옥을 오가고 있다. 전날 상승에 따라 한 때 코스피200지수(현물시장)가 코스피200선물지수(선물시장)보다 오르는 백워데이션이 발생함에 따라 프로그램에서도 약 4000억 원의 매도물량이 시장에 쏟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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