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퀀텀 영어: 초가속 암시 학습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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퀀텀 영어: 초가속 암시 학습법

양영근의 퀀텀 영어 〈3〉

영어 초가속 암시 학습법
* 잘한다는 영어의 기준 바꾸기

학교나 영어 학원, 등 일선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있는 분들, 혹은 영어와 관련한 업무를 보거나 영어회화를 잘하여 주변에 알려진 분들에게는 한결같은 공통점이 있다. "어떻게 하면 영어를 잘 할 수 있나요?"라는 질문을 받아 보았다는 것이다. 필자 역시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같은 질문을 많이 받았다. 그럴 때마다 "과연 내가 이런 질문을 받을 자격이 있는가?"라는 생각을 받아본 질문의 횟수만큼이나 해보았다. 그래서 질문에 대한 답은 항상, "글쎄요."였다

모국어인 한국어도 온전히 다 구사하지 못하는데 하물며 외국어로서의 영어를 어찌 잘한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겠는가? 개인적인 생각으로 보자면, 마치 중국인들이 살아생전 그 넓은 땅을 다 밟아보지 못하고, 그 많고 다양한 종류의 음식을 다 먹어보지 못한다고 하소연하는 것처럼 제 나라의 말도 다 못해보고 생을 마감하는 것 같은데 외국어인 영어야 오죽하겠는가? 그리고 잘한다는 기준은 무엇인가? 어느 정도까지 영어를 알아듣고 이해하고 말하고 써야 잘하는 것일까? 기준을 정할 수 있기나 한 것일까?

재미있는 것은 '영어 잘 한다는 기준을 설정하면 할수록 우리는 영어를 잘 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좋게 말하면 철학적이고 나쁘게 말하면 궤변일 수 있는 말이다. 우스갯소리처럼 말하자면 영어 실력의 어느 기준을 정해 놓으면 그 기준을 뛰어넘는 자가 잘하는 자이므로, 역설적으로 그 기준을 정해 놓지 않는다면 모두가 다 잘하는 자인 것과 다를 바 없는 것이다.

먼저 영어를 잘한다는 생각과 못한다는 생각을 갖지 말도록 노력하자. 영어 회화를 배우는 일부 직장인들이 술자리에서 영어가 잘 된다고 생각하는 이유가 바로 두려움이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다시 말하자면 영어 잘하는 사람에 대한 기준을 취기에 의해 잠시 망각하고 있기 때문에, 그 앞에서 그에 대한 어떤 두려움이 사라짐과 동시에 심리적 자신감이 형성되면서, 나도 상대와 같은 수준의 사람이며 상대와 같은 실력으로 영어를 구사 할 수 있다고 착각하게 만든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상대도 취해있고 나고 그렇다고 생각하므로 마음이 편안해지기 때문이다. 바로 이 순간의 이와 유사한 심리, 혹은 마음가짐이 중요하며, 이런 심리를 영어 학습에 이용해야한다. 어느 장소에서 상대가 영어권 외국인이든 영어를 가르치는 대학 교수이건 상관없이 어느 누군가와도 동등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은 그 상대와 완벽에 가까운 의사소통의 길을 열어준다. 이 때 대화다운 대화가 시작되는 것이다.

필자가 정기적으로 운동을 하러가는 클럽에서 가끔 얼굴을 대하던 '수리'라는 이름의 인도 여자 분이 있었다. 인도는 자국의 지역에 따라 고유 방언이 있지만, 1857년 세포이의 반란 이후 1947년까지 영국정부에 의한 직접통치를 오래 받은 영향으로 현재 영어가 공용어(official language)로서 병용되며 사회 지도층의 공통어로 사용되고 있다. 수리는 한 아이가 있는 주부였다. 그런데 그녀와 영어로 대화를 나누던 중 신기했던 것은 그녀의 표현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문법적 오류였다. 그녀는 영어의 '소유격'을 무시하였다. 예를 들어, [her]를 [she's]로 하는 그런 식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영어는 막힘이 없이 유창했다. 난 그녀의 그렇게도 말할 수 있는 '용기'에 자못 놀랐다. 한국에서 영어를 배운 학생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다. 우리 학생들은 교과서에서 배운 대로의 정확한 문장이 완벽하게 암기되어 있어 입 밖으로 나올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마음 편하게 말을 하지 못하게 하는 장치가 머리에 장착되어 있는 듯하다. 그래서 영어 표현 능력이 충분히 갖추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본인보다 영어를 좀 더 잘하는 혹은 잘할 것 같은 사람 앞에서는 미리 주눅이 들어 입을 닫게 된다. 역설적으로 영어 잘하는 꿀 먹은 벙어리가 되는 것이다. 인도 여성 수리의 영어 문장 구성에 일부 오류는 있었지만, 우리가 서로의 생각을 전하고 나누기에는 조금도 부족함이 없었다. 쉽게 생각하면 그녀에게서 그 어떤 영어 방언을 듣고 있다는 기분이었다. 따라서 그녀의 영어는 '잘 한다' '못 한다'의 판단을 할 필요도 없이 어느 누구와 영어로 대화를 시도해도 생각의 교감에 불편이 없기 때문에 나름대로 잘하는 영어인 것이다.

* 퀀텀 영어의 화두는; 스트레스와 두려움이 없고, 주입식이 아닌 즐기는 영어 (3-NO English: No Stress, No Fear, No Cramming)

암시학습법(Suggestology)은 한국에서는 매우 생소한 것이지만 유럽과 미국, 일본, 호주에서는 잘 알려져 있는 인본주의 학습법이다. 불가리아의 정신분석학자이자 교육자인 게오르기 로자노프(Georgi Lozanov)박사가 창안한 이 외국어 교수법은 암시와 연상을 통해 정보를 주고받도록 하여 대화를 통해 순간적으로 기억력을 향상시켜 상황에 맞는 영어를 자연스럽게 끌어내는 효율적인 영어 학습법이다. 언어 정보를 뇌의 언어 기억 장치에 자연스럽게 입력하여 장기간 기억이 유지되도록 함으로써, 기억력 증진에도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이며, 뇌 기능을 활성화는 고주파 음악을 들려주어 학습자의 잡념을 감소시키게 해 순간 집중력을 높인다.

그러나 로자노프 박사는 그 어떤 물리적 도구나 학습 조건보다 영어 학습자에게 언어의 심리적 장애가 형성되지 않도록 하는데 집중하도록 했다. 그 핵심은 바로 '칭찬'이며 그에 일치하는 교육 방식의 일환으로 선생님은 수업 시간 중에 절대 부정문, 명령문 사용을 최대한 자제하라고 강조한다. 대화를 하는 과정에서 말하는 사람의 의도와는 달리 알게 모르게, 즉 무의식적으로 듣는 사람은 다소 정도의 차이가 있고 그 정도가 미미할 수도 있지만 인격적 모욕 멸시를 받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은 상대로부터 부정문과 명령문을 여러 번 반복해서 들었을 때이다.

예컨대, 이런 상황을 가정해보자.
이제 막 걷기 시작한 돐 지난 아이가 엄마의 시선이 다른 곳을 주시하고 있는 사이 화장지 박스에 접근해서 화장지를 하나씩 뽑아내기 시작했다. 이를 알게 된 아기 엄마는 어떻게 대응을 할까? 많은 수의 엄마들은 "하지 마! 혹은 안 돼!, 어비!" 등 부정과 명령의 표현을 하며, 화장지 박스를 아이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으로 곧 치워 둘 것이다. 이럴 경우 아이의 심리에는 또 다시 해 보아야 한다는 의식이 자리 잡을 수 있다. 왜냐하면 아이가 너무 어려서 엄마의 명령과 함께 화장지를 뽑지 말아야 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하지 마!"라는 문장 표현에 거부 반응을 자기 본성에 심을 수 있다. 언제 또 엄마가 한 눈 파는 사이 화장지 박스에 접근해서 화장지를 뽑는 시도를 다시 할 수 있다. 그러나 생각의 발상을 전환해서 아기 엄마가 아이를 말리지 않고 오히려 아이로 하여금 화장지를 뽑도록 놔둔다면, 아이는 수많은 화장지를 미처 다 뽑아내기도 전에 놀이에 대한 만족을 느낌과 동시에 더 이상 화장지를 반복적으로 뽑아야하는 필요성을 본능적으로 느끼지 않게 될 것이다. 즉 아이들은 한번 질리면 다시 같은 행동을 시도하지 않는다. 마치 한번 가지고 놀아본 장난감에 대해 관심을 더 이상 두지 않는 것과 같다. 아기 엄마에게 아기에 대한 이런 교육의 시도는 매우 경제적일 수 있다. 일단 아기에게 화장지를 가지고 노는 유희의 시간을 제공하면서, 엄마는 그 시간 동안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고, 그 날 이후 아기는 다시는 같은 행동으로 엄마의 신경을 거스르지 않을 것이니 말이다. 이것이 인본주의 교육의 한 예이다.

앞서 말했듯이, 본인보다 영어를 좀 더 잘하는 혹은 잘할 것 같은 사람 앞에서 영어로 말하기가 매우 어려운 것은 과거 언젠가, 그런 사람(주로 측근으로 선생님이나 부모, 형제 등)으로부터 영어를 배우는 과정에서 표현이 틀렸다는 지적과 함께 다시 해보라는 명령을 받은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그 상황에서 발생하는 심리적 수치심이다. 이것이 그 날 이후 영어를 배우는 데 심리적 장애를 일으킨다. 영어로 말하기가 두려운 것이다. 또 어떤 지적을 받을지 아니면 어떤 흉을 보이게 될지 지레 겁이 나기 때문이다. 우리 속담에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가 있다. 하룻강아지처럼 아무것도 모를 때 무슨 일이든 두려움 없이 도전적으로 해볼 수 있다. 물론 실수와 오류투성이이고 시행착오를 경험하겠지만, 이것은 단지 배우는 학습 과정의 필수 조건이다. 향후 학습 성과에 하등의 문제 될 것은 전혀 없다.

* 시행착오는 당연한 것

학습 과정에서의 시행착오는 매우 중요하다. 영어 사용 시 에러(error: 알고 있는 지식이 없어 저지르는 실수, 이 경우는 기초가 아예 안 되어 있는 것을 의미하므로 매우 심각하다.)와 보통의 실수(mistake: 알고는 있었지만 그 순간의 착각이나 기억이 안남으로 인해 야기하는 실수, 기억을 회복하면 되는 것이니 조심을 요구한다.)를 가능한 범하지 않도록 하는 연마의 수단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영어 학습과정에서의 학생의 실수는 시행착오의 과정으로 간주하고 실수한 표현에 대해서조차 격려하고 칭찬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마련해야한다. 옛말에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것도 있다. 칭찬은 인간 개개인의 잠재되어 있는 능력을 끄집어내어 활용하게 하는 최고의 수단이다. 학습자가 한 마디 영어로 해서 칭찬을 받으면 다음에는 두 마디 하고 싶은 의욕을 불러일으킨다. 그렇다면 이 모든 과정의 필요를 충분시키기에 우선 먼저 필요한 것은 영어 학습의 동기 부여이다. 영어 학습의 동기 부여는 연령에 따라 다르다. 그러나 일단 사고력을 충분히 갖춘 초등, 중등학생 이상이라면, 왜 영어를 배워야 하는지 확실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면 영어로의 접근이나 앞으로의 학습 과정이 두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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