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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상적 흐름 지속"…'악몽의 끝'은 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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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상적 흐름 지속"…'악몽의 끝'은 언제?

이번 주 굵직한 경제통계 발표…"여전히 불투명"

악몽과 같은 한 주가 지나갔다. 지난 주 코스피지수는 1180.67에서 시작해 938.75로 마감, 단 5거래일 만에 무려 241.92포인트(20.4%)가 떨어졌다. 이 기간 시가총액은 599조6882억 원에서 477조3190억 원으로 줄어들었다. 시가총액이 500조 원 밑으로 내려앉은 일은 지난 2005년 7월 이후 처음이다.

좀처럼 개선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단순히 증시의 폭락이 문제가 아니라 거시경제 돌파구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미 비상경영체제 수립을 위한 기업의 움직임이 가시화하고 있다. 내년도 사업계획서 준비에다 경제가 비상에 걸리면서 상당수 기업이 일요일에도 상시근무 체제로 돌아가는 상황이다.

2차 하도급업체 등 경쟁력이 취약한 산업현장을 중심으로 인력 구조조정도 서서히 가시화하고 있다. 돈이 돌지 않으면서 기업·가계·금융권을 가리지 않고 파열음이 커지고 있다.

세계적 침체…여전히 상황 불투명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게 진짜 문제다. 위급 상황 시 해외에 기댈 언덕이 없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은 3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해 세계 금융시장에 일대 충격파를 안겼고, 아이슬란드·파키스탄·헝가리 등 10여개국이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했다. 한국의 새 성장동력으로 여겨지던 중국도 내년 한자릿수 성장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고용난과 가계불안이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이번 경제위기의 진앙인 미국에서는 야후·골드만삭스·머크 등 세계를 주름잡던 기업이 줄줄이 인력 감축안을 발표하는 등 이미 실물로 위기가 번지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와 크라이슬러의 합병안이 시장을 뒤흔드는 등 경제 재편 기미도 서서히 시장의 관심을 끌어 모으는 추세다.

IMF가 다시 목소리를 키우고 있고 한·중·일 3국과 아세안 10국 정상이 800억 달러 규모의 치앙마이 이니셔티브(CMI) 공동기금 조성에 합의하는 등 위기대응 움직임이 보이곤 있지만 구체화는 요원하다. 냉정히 말하자면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악재가 터지는 상황이 이어지는 게 현실이다. 아직은 세계의 모두가 기다리는 '침체의 끝'에 다다르지 못한 셈이다.

결국 정부와 한국은행 등이 나서 국내 거시경제의 변동성을 최소화하는 게 지금으로선 유일한 희망이다. 지금 당장 한국만이 침체의 늪을 벗어나기는 힘들다 하더라도 다른 나라보다 늪 속으로 더 깊이 빠져드는 것은 곤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와 한국은행의 시각차는 뚜렷해 보인다. 한은과 기획재정부는 여전히 '환상의 호흡'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한은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는 불만과 '정부가 한은에 간섭하려는 구태를 벗지 못했다'는 목소리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월·화·목…줄줄이 시장판도 가를 통계 쏟아져

일단은 자산시장이 살아나야 한다. 보다 정확하게는 자산시장의 심리가 살아나야 한다. 그래야 돈이 돌 수 있다. 돈이 돌지 못한다면 어떤 정책도 무용지물이다. 당장 오는 27일 한은에 초점이 맞춰지는 이유다.

한은은 비상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시장이 원하는 '보다 적극적인 행보'를 연출할 가능성이 거의 확실시 된다. 추가 금리인하가 그것이다. 이는 정부도 꾸준히 언론을 통해 한은에 주문한 사안이다.

문제는 그 정도가 어느 정도냐는 것이다. 다시 0.25%포인트를 내릴 것이라는 목소리가 많지만, 일각에서는 이 정도로 지난달에 별다른 효과를 못 본 만큼 한꺼번에 0.50%포인트 이상을 내릴 가능성도 높다고 본다. 다만 어떤 결정이든 저금리 정책이 은행채 매입을 위해 한은이 찍어낼 돈까지 합쳐, 지금의 위기를 벗어나더라도 향후 물가불안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후유증만은 배제할 수 없다.

화요일에는 최근 국내 경제를 외국이 가장 불안하게끔 인식케 한 경상수지 9월분이 발표된다. 거시경제 전문가들 상당수는 최근 외국인의 국내 증시 이탈과 한국 신용부도스왑(CDS) 금리 급등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경상수지 적자와 급증한 대외채무를 들었다. 올해 경상수지는 8월까지 126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으며, 이변이 없는 한 연간 경상수지도 10년 만에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

다만 화요일에 국내에서 좋은 소식이 들린다 하더라도 그 영향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 정부가 4분기 경상수지는 좋을 것이라고 하더라도 연간 전망을 바꿀 정도는 못 된다는 게 시장의 예상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이날 새벽에 발표될 미국의 8월 주택가격지수와 10월 소비자기대지수가 만에 하나 세계의 예상보다 더 나쁘게 발표된다면 어떤 호재도 시장심리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목요일에는 온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기준금리가 발표된다. 그리고 미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도 발표된다. 국내 뿐만 아니라 세계 자산시장에 중요한 변수가 될 만한 날이다. 전문가들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0.5%포인트 가량의 추가 금리인하를 결정할 것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세계 증시가 대폭락한 만큼 신용경색 확대를 일단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을 것이라는 게 근거다.

FOMC보다 더 주목을 받는 게 3분기 GDP다. 마이너스 성장은 확실시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문제는 그 폭이 얼마냐다.

<로이터>통신과 마켓워치는 0.5% 마이너스 성장을 예상했다. 하지만 훨씬 비관적인 전망도 나온다. 조세프 라보그나 도이체방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3분기 GDP가 -1.3% 성장했을 것으로 전망했다. 4분기에는 무려 -4.5% 성장을 기록할 것이라는 비관적 예상치를 내놨다. 미국이 만약 1% 이상 마이너스 성장을 발표한다면 시장의 충격은 배가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한국 자산시장도 다시금 증시·채권가격 대폭락-환율 급등 등 지난 주 공포장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원과 소장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 주말 언론사에 전한 이번 주 증시 전망에서 "대외적으로 글로벌 위기가 지속돼 공포가 시장을 지배하는 상황"이라며 "당분간 비정상적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전망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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