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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체냐 도약이냐".. 미 영화계는 논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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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체냐 도약이냐".. 미 영화계는 논쟁 중

[할리우드통신] '도피주의 효과', 이번에도 통할까

미국발 금융위기가 전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가운데 할리우드 안팎에서는 '도피주의(escapism) 효과'를 둘러싼 논란이 한창이다. 경제가 어려울때일수록 힘든 현실로부터 '도피'하기 위해 비교적 저렴한 오락거리인 영화를 찾는 관객들이 더 많이 늘어나는 현상이 과연 이번에도 일어날 것인가를 놓고 치열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7000억달러 구제금융 효과를 둘러싼 논란 못지않게 영화계에서도 불확실한 앞날에 대한 엇갈린 전망으로 혼란스런 분위기다. . ■ "영화계 침체는 없다" 현재 미국 영화계에서는 경제난에도 불구하고 영화계 및 극장가는 오히려 호황을 누릴 것이란 기대가 대세를 이루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1929년 주가폭락으로 대공황이 시작된 이래 크고 작은 경기침체가 발생했을때마다 영화계는 그리 큰 타격을 입지 않았을뿐만 아니라 오히려 한단계 더 도약했다는 것이다.
베벌리힐스 치와와

이 이론을 지지하는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박스오피스 분석전문기관인 '미디어 바이 넘버스'의 폴 더가라비디언. 그는 최근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와 인터뷰에서 "북미 박스오피스가 지난 2개월간 (전년대비)하락한 것은 사실이지만 10월 첫째주말에 개봉한 <베벌리힐스 치와와>가 비교적 강한 흥행세를 나타내고 있는데서 긍정적인 사인을 찾을 수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1967년 이후 미국에서 크고 작은 경기침체기가 7차례 발생했는데, 이중 5차례 시기에 북미 박스오피스 성적은 상승세를 기록했다는 것. 1991년 경기침체 때는 북미 박스오피스 사상처음으로 연간 흥행성적이 2억달러를 넘어서 2억 1900만달러를 기록했으며 9.11테러가 강타한 2001년 경기침체 때는 6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는 지적이다.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 부문을 이끌고 있는 제프리 카젠버그도 최근 한 업계행사에서 "우리의 상품(영화)은 전통적으로나 역사적으로 경기침체에 강한 저항력(recession resistant)이 있으며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다(recession proof)"라고 강조했었다. . ■ "영화계도 금융위기로 타격" 반대론도 만만치 않다. 한마디로, 미디어환경이 1930년대 대공황기는 물론이고 가장 최근의 경기침체기인 2001년때와도 급격하게 달라졌기 때문에 이번에 영화계가 불황을 피해가기 어려울 것이란 이야기다. 영화경제학 전문인 더글러스 고메리 메릴랜드대 교수는 경기침체로 올해 및 내년 박스오피스 및 개봉작 편수가 둔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과거에는 경기침체로 위축된 마음을 달래기 위해 관객들이 2시간의 오락을 찾아 극장을 많이 찾았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은 DVD, VOD, 케이블TV 등 미디어가 엄청나게 발전해있다. 굳이 영화관을 찾지 않아도, 더 싸게 영화를 즐길 방법은 많다. 게다가 극장 입장료도 상당히 올랐고 팝콘 등 군것질 비용 및 주차료까지 계산한다면, 그 같은 비용을 지출하는데 부담을 느끼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란게 고메리 교수의 분석이다. 박스오피스 분석기관인 모션픽쳐 인텔리젠서의 크리스 래니어 대표는 "최근들어 편당 제작비가 급증하고 있다"면서 "경기위축으로 인해 제작자는 제작비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며 이는 제작편수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 ■ "해답은 質에 있다" 미 영화계 안팎에서 이 같은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불안감이 크다는 이야기일수있다.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는 지난해 미국의 독립영화사 3곳이 문을 닫았고, 올해 들어서만도 파라마운트 픽쳐스의 자매브랜드인 파라마운트 픽쳐하우스를 비롯해 워너 인디펜던트 , 뉴라인이 직원의 90%를 해고했다고 지적했다. 영화업계지 버라이어티가 15일 보도한데 따르면, 파라마운트는 연간 개봉작 편수를 20~25편선으로 유지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 같은 편수는 예년보다 크게 줄어든 것이다. 버라이어티는 파라마운트의 이런 움직임이 금융위기로 인한 경기침체 부담과 무관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공공의 적

버라이어티, 영국 인디펜던트 등은 최근 기사에서 1930년대 대공황기때 미국 영화계가 '황금기'를 구가했던 것은 뛰어난 작품들을 쏟아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영화계가 경기침체의 영향을 받지 않는 길은 결국 '영화의 질'에 달려있다는 이야기이다.하워드 휴즈의 <지옥의 천사들>(1930) , 윌리엄 웰먼의 갱스터 고전 <공공의 적>(1931), 하워드 혹스의 <스카페이스>(1932), 그레타 가르보 주연의 <그랜드 호텔>(1932), 프레드 아스테어와 진저 로저스의 환상적인 춤이 돋보이는 <플라잉 다운 투 리오>(1933), 원조 <킹콩>(1933) , 클라크 게이블 주연의 <어느날 밤에 생긴 일> 등 할리우드 명작들이 모두 혹독한 대공황기에 탄생된 것이 사실이다. 인디펜던트는 '대공황은 어떻게 할리우드 황금기를 가져왔나'란 제목의 기사에서, 대공황때 미국 할리우드가 프레드 아스테어 주연의 <플라잉 다운 투 리오>같은 '도피주의적' 영화뿐만 아니라 <공공의 적>같은 현실에 뿌리내린 리얼리즘 영화들도 많이 만들어냈다고 지적했다. 즉, 힘들 때일수록 보다 적극적이고 과감한 소재개발과 사회에 대한 관심으로 관객의 정서에 호소하는 작품들을 만들어내는 것이 영화계가 곧 생존, 발전할 수 있는 길이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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