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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시즌2는 곧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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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시즌2는 곧 시작됩니다"

수배자 농성 100일 촛불 문화제

서울 종로 조계사에서 다시 촛불이 타올랐다. 지난 5월에서 8월까지 청계천에서, 광화문에서, 시청 앞에서 타올랐던 그 촛불이었다. 삼삼오오 모여 앉은 가족들과 친구들, 각 단체의 깃발, 그리고 촛불을 들고 부르는 <헌법 제1조>. 인원은 줄고 날씨는 쌀쌀해졌지만, 모습은 그대로였다.

지난 7월 5일, 경찰의 출두 명령을 거부하고 조계사에서 수배 생활을 시작한 '촛불 수배자' 8명이 12일로 수배생활 100일째를 맞았다. 99일 째인 지난 11일 저녁, 350여 명의 시민과 수배자 및 이들의 가족은 '촛불 농성 100일 대동한마당'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이들은 '촛불 시즌2'를 예고했다.

수배자들 "어둡거든 촛불을 들어라"

이날 문화제는 촛불 수배자들이 조계사에서 법명을 받는 의식을 치른 후 진행됐다. 수배자 8명은 진묵, 진연, 진경 등 '참 진(眞)'자로 시작하는 법명을 받고 "수배 100일을 맞아 새로운 이름을 받은 만큼 새로운 각오로 임하겠다"고 밝혔다.
▲수배 99일째인 지난 11일 오후 6시 조계사에 모인 350여 명의 시민들과 촛불 수배자는 '촛불 농성 100일 대동한마당'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프레시안

박원석 광우병대책회의 공동상황실장은 "권력의 무도함이 결국 우리 아이, 가족, 이웃의 건강을 지키자고 외쳤던 시민들까지 수사를 받게 만들었다"며 "이는 촛불에 대한 미친 보복과 다름없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가 진정한 사과를 하고, 수배를 해제하고, 진정으로 소통하겠다고 밝히지 않는 한, 단 한 치의 물러섬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혜진 흥사단 사무처장은 "그동안 많은 지지에 감사드린다"며 "'촛불 운동 시즌2'를 위해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백성균 미친소닷넷 대표도 "수배 생활은 운동의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재충전의 시간"이라며 의지를 확인했으며 김광일 다함께 운영위원은 "미국 월가에서 불어온 경제위기의 대가를 정부가 노동자에게 떠넘기려는 상황을 저지하는 것이 나의 목표"라고 밝혔다.

지난 9월 조계사로 들어와 조계사 생활 17일째를 맞은 민주노총 이석행 위원장도 "100일 동안 있지 않았다고 수배자들 사이에서 차별을 느낀다"며 "수배자 동영상에 내가 나오지 않으니 아들이 '아빠는 뭐 했어'라고 묻더라"며 농담을 했다. 그는 "민주노총은 11월 8~9일, 독재 정권에 맞서 싸우기 위해 5만 명이 모이는 집회를 열 것"이라고 밝혔다.
▲왼쪽부터 권혜진 흥사단 사무처장, 김동규 진보연대 운영위원, 백은종 안티이명박카페 부대표,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 박원석·한용진 광우병대책회의 공동상황실장, 김광일 다함께 운영위원, 백성균 미친소닷넷 대표. ⓒ프레시안

한편, 조계사가 아닌 민주노총 건물에서 수배 생활을 하는 이들의 목소리도 동영상을 통해 전달됐다. 한국진보연대 오종렬 대표는 "비정규직을 없애고, 실질적 민주주의를 이루려는데 세상이 많이 어둡다"며 "어둡다면 촛불을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역시 수배를 당하고 있는 같은 단체 주재준 사무처장은 "오는 25일 공안탄압에 맞서, 1% 부자정권에 맞서 '민주주의, 민생 살리기 촛불 페스티벌'에 함께하자"고 제안했다.

수배자 가족 중 대표로 마이크를 잡은 광우병대책회의 한용진 공동상황실장 아내 황정주 씨는 "촛불 시민들께 어떻게 감사를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며 운을 뗐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이 촛불의 아름다운 힘을 조금이라도 알았다면 유모차 부대를 수사하고, 촛불 배후를 운운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며 "기가 찰 정도의 천박한 코미디로는 우리 촛불을 이길 수 없다"고 외쳤다.

"촛불 이후의 일은 우리의 문제임을 알고 다시 촛불을 들자"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김영한(45) 씨는 "이 정권이 촛불을 탄압하고 있지만, 처음 촛불이 되살아날 수 있도록 권토중래해 우리의 꿈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성(19) 씨도 "촛불이 약해진 이후에 일어난 방송 장악, YTN 대량해고, 경제위기 등등 안 좋아진 상황을 많은 시민들이 자신들의 문제라고 느껴 다시 한 번 촛불이 타올라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윤(23) 씨는 "요즘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분노가 심화되고 있어 도화선만 있으면 다시 촛불은 타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의 마지막 순서로 수배자들은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을 직접 노래하고 연주했다. 참가자들은 '더러움을 태워 하늘로 올려 보낸다'는 의미의 소지의식을 갖고 저녁 8시 30분경 해산했다. 또 일부는 8시부터 서울 청계광장에서 '이명박 탄핵을 위한 범국민운동본부'가 진행하는 '촛불 시즌 2-침묵문화제'에 합류했다.
▲시민들은 노래에 맞춰 즉석 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프레시안

▲아이와 함께온 시민 ⓒ프레시안

▲노래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을 직접 부르는 촛불 수배자 8인 ⓒ프레시안

▲ 수배자 가족들은 시민들에게 감사하다며 한목소리로 소감을 밝혔다. ⓒ프레시안

▲ 이날 참가자들은 '더러움을 태워 하늘로 올려 보낸다'는 의미의 소지의식을 가졌다. ⓒ프레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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