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일본의 대표 거장들 한자리에 모여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일본의 대표 거장들 한자리에 모여

[PIFF2008] 다섯 명의 일본감독이 함께 한 옴니버스 영화 〈ABC 단편영화〉 기자회견 열려

일본을 대표하는 감독 다섯 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6일 오후 그랜드 호텔에서는 〈ABC 단편영화>를 연출한 다섯 명의 감독이 가운데 기자회견이 열렸다. 〈ABC 단편영화>는 <박치기>, <자살관광버스> 등을 연출한 이즈츠 카즈유키, <고질라> 시리즈와 <트라이>, <달려라 이치로> 등을 연출한 오모리 카즈키, <달은 어디에 떠 있는가>, <고하토>, <피와 뼈>, <수> 등을 연출한 재일교포 감독 최양일, <멍텅구리 - 상처입은 천사>와 <망국의 이지스>, <클럽진주군>, <다마모에> 등을 만든 사카모토 준지, 그리고 <69 식스티 나인>과 <훌라걸즈> 등을 만든 재일교포 3세 감독 이상일은 '아이들'을 주제로 만든 단편을 모은 옴니버스 영화다. 이 영화는 부산영화제에서 공개된 뒤 일본에서 11월경 개봉될 예정이다.
(왼쪽부터) 이즈츠 카즈유키, 오모리 카즈키, 최양일, 사카모토 준지, 이상일 ⓒ프레시안무비
예순에 가까운 나이인 감독에서부터 이제 30대 중반인 감독에 이르기까지, 각각 개성도, 영화세계도 다른 감독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은 그리 쉽지 않은 일이다. 실제로 다섯 명의 감독이 모두 한 자리에 모인 것은 이 영화의 제작이 결정된 이후 기자회견 자리가 처음이다. 사회를 맡은 김지석 수석프로그래머는 "일본에 돌아가지 않으면 당장 일본영화 전체가 멈출 만큼 중요한 감독님들이 함께 옴니버스를 만들고 이 자리에 참석하셨다."며 거장들에 대한 예를 표했다. 거장다운 여유와 자신감에서 비롯된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기자회견 내내 계속됐으며, 특히 발군의 코미디 감각을 자랑하는 영화들을 만들어온 이즈츠 카즈유키 감독은 시종일관 유머러스한 농담으로 기자회견 분위기를 유쾌하게 이끌었다. "유럽의 영화제들은 별로 가고싶은 마음이 없지만 부산영화제에는 특별한 애정을 가지고 있다"는 이즈츠 카즈유키 감독은 20년 전 사카모토 준지 감독이 쓴 시나리오로 만든 <투탕카멘 왕의 저주> 이후 처음으로 단편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부산에는 올해 처음 방문하는 오모리 카즈키 감독은 "옴니버스 영화이기 때문에 다른 네 편이 어떤 영화가 될지, 그리고 다 합쳐 놓았을 때 과연 어떤 영화가 될지 신경이 쓰였다"고 말했다. 어릴 때는 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하지만 막상 어른이 되면 좀더 오래 어린아이의 상태에 남아있기를 바라는 사람들의 모순적인 면을 그리고 있다.
이즈츠 카즈유키 감독(왼쪽)과 최양일 감독 ⓒ프레시안무비
우리에게 <피와 뼈>, 그리고 <수>로 잘 알려진 최양일 감독은 원래 <달은 어디에 뜨는가> 역시 단편에 기초해서 만든 장편이었다며, 프로듀서의 제안에 따라 어머니와 딸의 이야기로 결정하면서 "그리 잘 살거나 풍요롭지도, 그렇다고 너무 가난하지도 않은 두 모녀가 별로 특별할 것이 없는 평이한 일상을 이어나가면서 둘의 관계가 묘하게 변화를 겪어나가는 과정을 그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부모와 자식 관계는 기본적으로 '유대'가 밑바닥에 흐르는 관계로, 가족은 언제까지나 가족일 수밖에 없다는 점을 영화에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세 감독은 모두 장편과 단편은 본질적으로 작업에 큰 차이가 없다고 입을 모은 반면, 단편 작업이 처음이었다는 사카모토 준지 감독과 이상일 감독은 조금 다른 견해를 보였다. 사카모토 준지 감독은 "평상시 마라톤을 뛰는 선수에게 갑자기 단거리를 뛰라는 말과 같아 처음에는 어려웠다"고 작업의 고충을 밝혔다. 다만 단편이니 만큼 장편처럼 확실하게 결말을 마무리하지 않아도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하며 작업에 임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단편을 통해 "어른들은 아이들이 잘 모르겠지 생각하기 마련이지만 아이들은 나름의 시선으로 어른들을 확실하게 꿰뚫어 보고 있다는 사실을 담고 싶었다"고 작품 의도를 설명했다. 대선배들과 동등한 감독 자격으로 나란히 한자리에 섰다는 사실에 못내 긴장을 감추지 못하고 있던 이상일 감독은 "단편은 처음이기 때문에 오히려 단편이란 사실을 의식하지 않고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는 '가족은 가족'이라는 최양일 감독에 동의를 표하며 "나이를 먹는다 해도 여전히 누군가의 자식이라는 사실을 그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