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는 2일 낮 개막식에 앞서 올해 개막작으로 선정된 <스탈린의 선물> 기자시사를 여는 한편 루스템 압드라쉐프 감독과 주연을 맡은 누르주만 익팀베아프, 달렌 쉰테미로프의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개막작 <스탈린의 선물>은 러시아 차르의 지배를 받다가 소련에 강제로 편입된 뒤 16년 전에야 독립한 카자흐스탄의 고단한 역사를 유년기의 회상의 형식을 통해 풀어낸 영화다. 루스템 압드라쉐프 감독은 현재 카자흐스탄에서 가장 유망한 젊은 감독. 한국에는 낯설기 짝이 없는 영화국 카자흐스탄의 영화가 개막작으로까지 선정된 사실 때문인지 카자흐스탄의 역사와 환경, 그리고 카자흐스탄의 영화산업에 대한 소개를 청하는 질문들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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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루스템 압드라쉐프 감독, 통역, 주연배우 누르주만 익팀베아프 ⓒ프레시안무비 |
자신을 '아시아인이자 카자흐스탄 사람'이라 밝힌 루스템 압드라쉐프 감독은 카자흐스탄이 수많은 다양한 민족으로 구성돼 있는 만큼, 이들이 서로의 문화의 고유성을 존중하고 다 함께 '공존'해 나가는 것, 그리고 아직 16년밖에 안 된 카자흐스탄이 새로운 독립국가로서 길을 나아가는 것이 현재 카자흐스탄이 처한 가장 눈앞의 과제라 밝혔다. 또한 과거의 아픈 역사를 그저 상처로만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나아갈 원동력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영화가 다루고 있는 비극과 과거의 슬픔은 사실 카자흐스탄의 역사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자신을 우즈베키스탄에서 왔다고 밝힌 한 기자는 이 영화가 단지 카자흐스탄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즈베키스탄을 비롯, 과거 소련연방에 속했다가 최근 독립한 수많은 중앙아시아의 국가들 모두에 해당하고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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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탈린의 선물 ⓒpiff.or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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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호 집행위원장은 올해 카자흐스탄의 영화를 집중 조명하는 이유에 대하여 "아시아의 다른 국가들의 영화들은 이미 다양한 영화제들을 통해 세계에 알려진 반면, 중앙아시아지역의 영화들이 구 소련 시절부터 높은 퀄리티로 많이 제작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미지의 세계의 영역으로 남아있다. 이 점에 주목해 새로운 영화를 소개하기 위한 차원이다."라고 밝혔다. 사실 카자흐스탄은 구 소련 시절부터 다양한 영화들이 활발하게 제작되었으며, 에이젠쉬쩨인 등 위대한 소련 감독들이 만든 영화적 전통이 고스란히 전승돼 있기도 하다. 한국 방문이 이번이 처음인 압드라쉐프 감독은 카자스흐탄인들과 한국인들이 정서나 생활방식, 문화적인 면 등 수많은 부분에서 비슷한 점과 공통점이 많다며 한국이 더없이 친숙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영화가 현재 전세계에 고유한 힘을 드러내며 각광받고 있는 것처럼 앞으로 카자흐스탄의 영화도 한국영화의 뒤를 잇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누르주만 익팀베아프 역시 미국에서 활동하는 한인배우 존 리와 만나 함께 작업하기도 했었다며, 앞으로 한국인 감독 및 배우와 함께 작업하고 싶다는 희망을 밝히기도 했다. <스탈린의 선물>은 어제 개막식에서 상영된 뒤 오늘(3일) 9시, 8일 4시 30분에 다시 상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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