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의 영성음악제인 화엄제는 지난 2006년 시작돼 올해로 3회째를 맞는다. 이번 행사의 주제는 '길을 묻다'이다.
영성음악은 영어로 '스피리추얼 뮤직'(spiritual music)이라고 일컬어지는 음악장르를 우리말로 번역한 것. 한국에서는 불교의 범패나 토속신앙의 굿 등에서 영성음악의 뿌리를 찾아볼 수 있다.
주최 측은 이번 행사를 두고 "세계적인 영성 음악가들이 현재 이 세계가 겪고 있는 전쟁, 기아, 인종 갈등을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지구 패러다임의 가능성을 영성음악으로 모색하는 국제음악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행사에는 터키의 정상급 네이(Ney, 터키 전통악기) 연주가인 사드레띤 외즈치미를 비롯해 아흐멧 샤힌, 마니쉬 비아스, 데바 탄마요 등 해외 연주가들이 참석한다. 또 별신굿과 판소리 분야에서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김동언, 강송대, 강권순 등의 전통음악가는 물론 작곡가 정재일, 박치음, 원일 등 다양한 분야의 음악가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주최 측은 "불교의 염불, 이슬람의 코란, 우리 전통굿의 소리, 힌두교의 리듬, 그리고 새롭게 작곡한 현대적 챈팅이 함께 어우러진다"며 "종교와 문명 충돌이라는 키워드로 상징되는 이 세계의 갈등과 모순을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음악을 통해 제시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밀도 높은 사전 콘서트 '연꽃 속 보석' 22일 열려
주최 측은 "흔히 종교적이고 폐쇄적이라 여겨져 영성음악의 예술적 가치가 널리 알려지지 못했다"며 "'화엄제'는 영성 음악을 대중 가까이로 들고 나와 선보임으로써 그 예술적 가치를 널리 알리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화엄제'는 사찰의 오래된 제의양식인 '야단법석(野檀法席)'을 원형으로 삼고 있다"며 "그러나 '화엄제'는 종교행사가 아니라 다양한 나라, 인종, 종교, 사고의 사람들이 모여 소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공감하는 열린 제의로 만들어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화엄제는 본행사에 앞서 전세계 영성음악가들과 함께 보다 밀도 있는 시간을 갖는 작은 콘서트를 매해 개최하고 있다. <연꽃 속 보석>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콘서트는 오는 22일 오후 7시 30분부터 서울 마포 홍익대 앞 클럽 '500'에서 진행된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화엄제 홈페이지(www.hwaeom.org) 를 통해 알 수 있다. 본행사는 무료이며, <연꽃 속 보석>의 입장료는 4만 원이다. 예매 및 후원 문의는 화엄사(061-782-7600)와 비온뒤(02-703-6599)를 통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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