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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들까지 대를 이은 간첩 만들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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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들까지 대를 이은 간첩 만들건가"

중국 다녀온 일병, 불법 기무사 조사 논란

허가를 얻어 휴가 기간에 중국을 다녀 온 육군 일병이 부대에 돌아온 후 기무사 등으로부터 조사를 받아 논란이 되고 있다.

박인해(19) 일병의 아버지 박응용(45) 씨와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민가협)은 22일 이 조사가 박 일병의 부모에게 간첩 혐의를 두고 벌어진 조사이고 영장 없이 이뤄졌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사복 조사관 등이 8시간 조사…국방부 "차 한 잔 마시면서 면접한 것"

박 일병은 지난 7월 25일 사단장의 허가를 얻어 휴가 중 자신이 유학했던 곳이자 동생들이 살고 있는 중국에 다녀왔다. 그러나 그는 8월 1일 귀대 후, 사단 기무사 보안상담소에서 기무사 1명과 2명의 사복 조사관에게 총 8시간 동안 조사를 받았다.

박응용 씨에 따르면, 박 일병은 가족의 이력과 중국에서의 생활, 생활비의 출처 등과 중국에서 만난 사람의 국적과 민족 여부, 부모의 친인척 존재 여부 등에 관한 집중적인 심문을 받았다. 그러나 이어 진행된 두 번째 조사에서는 가족과 관련한 내용의 90%는 빠지고 단지 형식적 가족 관계와 중국 휴가 관련 내용만을 담은 '피의자 심문 조서'를 마련해 박 일병에게 서명날인하게 했다.

이 '피의자 심문 조서'를 근거로 국방부에서는 "차 한 잔 마시면서 면접한 것이고 이미 종결됐다"라고 말하고 있고 기무 사령부에서는 "불법은 없다. 당연한 조사였다"고 대응하고 있다.

"내 아들은 처음부터 특별 관리 대상이었다"

박응용 씨는 기자 회견에서 "보안 상담소에서 아들이 '피의자 심문 조서'를 받았다고 하는데 군법에 따른 혐의 고지, 연행 동의 유무, 미란다 고지 없이 일방적으로 연행하여 조사했다"며 "기무사의 불법 수사에 대한 인권 침해 여부를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박 씨는 "8시간이 넘는 불법 수사에서 심문자 중 군인과 군인이 아닌 심문자가 있었다고 한다"며 "같은 심문자들끼리 선생님이라고 호칭됐던 심문자가 기무사인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외부에서 온 조사관인지 소속에 대해 조사해 달라"고 말했다.

또 그는 "조사 당시 조사관은 미리 여러 장의 자료를 준비하고 부모의 출입국 관리 기록까지 보유하고 있었다"며 "또 다시 국방부와 기무사가 조작 사건을 준비하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씨는 지난 1995년 한국타이어 집단 사망 사건과 관련해 해고, 수배된 적이 있고 2000년 대공 혐의로 간첩이라는 의심을 받았던 전력이 있다. 현재 그는 한국타이어 유기용제 의문사 위원장직을 맡고 있다.

박 씨는 "기무사 조사 후 대대장이 아들을 불러 '너는 올 때부터 특별 관리 대상이었다. 힘들게 하지 마라'고 했고 한 행정보급관은 '휴가 기간에 북한 사람을 만난 게 아닌가 해서 조사한 거다'라고 말했다"며 박 일병에 대한 부대 내의 부당한 의심과 협박이 있었다고 말했다.

기무사 조사 이전에도 박 일병에 대한 부대 내 구타와 언어 폭력, 왕따 시키기 등이 지속되어 왔다며 박 씨는 이에 대한 인권 침해 조사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 씨는 "공안 사범으로 낙인찍힌 지난 세월은 우리 가족에게 사람처럼 사는 게 아니었다"며 "다시 내 아들을 대상으로 공안몰이를 하는 것은 용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박 씨는 기무대 조사 경위와 박 일병이 '관리 사병'이 된 이유 등을 조사하여 인권침해 여부를 밝히고 국방부장관과 기무사령과는 즉각적인 대국민 공개 사과를 할 것을 요구했다.
▲ 박인해 일병의 아버지 박응용 씨와 어머니 박승실 씨가 국가인권위원회에 기무사 조사 등에 관한 진정서를 제출한 후 사건 경위를 설명하고 있다. ⓒ프레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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