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와 19일 가진 조찬 회동은 당내 질서에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 올 것으로 보인다.
당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당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정점에 당 대표가 있어야 한다"고 '박희태 중심론'을 역설했다. 무엇보다 이 대통령은 "원내에 걸리는 국회 문제도 당 대표가 책임을 갖고 해달라"며 박 대표에게 원내외를 아우르는 전폭적인 역할을 당부했다.
이는 최근 미묘한 균열이 발생한 박희태-홍준표 '투톱'의 역할과 위상을 이 대통령이 직접 정리한 것이나 다름없다. 그동안 원내 문제는 원내 사령탑인 자신의 소관임을 강조해 온 홍준표 원내대표로서는 지도력 행사의 영역이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는 주문인 셈이다. 또한 이 대통령과 박 대표가 격주로 만나 소통을 강화키로 함으로써 홍 원내대표는 자연스럽게 당청 소통의 외곽으로 밀려나는 모양새가 됐다.
이 대통령이 홍 원내대표로부터 논란을 겪었던 추가경정예산에 대한 설명을 들은 후 "고생했다"고만 언급하고 넘어간 것도 홍 원내대표에 대한 불편한 심기의 반영이라는 해석이다.
이 대통령은 다만 "당 대표가 원내대표를 뒷받침하고 있는 것은 그야말로 최고의 지원이 아니냐"며 '홍준표 유임'에 무게를 뒀다. 또한 "여당에 계보·계파는 없다"고 화합을 주문함으로써 더 이상 홍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로 집안싸움을 악화시키지 말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동관 "무주택자 임기 중에 없애겠다"…차명진 "그게 말이 되는 소리냐"
한편 이날 회동 결과를 청와대와 당에서 각각 브리핑한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과 차명진 한나라당 대변인의 발표 내용이 달라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특히 이 대통령이 "서민 그리고 신혼부부를 중심으로 하는 무주택자를 임기 중에 없애겠다"고 했다는 이동관 대변인의 전언에 대해 차명진 대변인은 "그게 말이 되는 소리냐"며 "그런 발언은 전혀 없었다"고 부인하기까지 했다.
차 대변인의 브리핑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해제되는 그린벨트를 신혼부부 주택 공급 정책에 적극 활용하는 쪽에 방점을 두었다는 것. 그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장기적으로, 5~6년 후까지 공급할 수 있는 서민, 신혼부부용 주택 건설 계획을 차근차근 시행할 것"이라며 "특히 이런 주택은 수도권에서 젊은 신혼부부들이 많이 일하는 곳 근처에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쓸모없고 녹지가 훼손된 창고벨트, 비닐벨트 지역에 서민, 신혼부부용 주택을 국가가 중점적으로 짓겠다"고 밝힘으로써 수도권 그린벨트 해제 의지를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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