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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사 앞 '식칼 테러'…"경찰 아무도 제지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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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사 앞 '식칼 테러'…"경찰 아무도 제지 안 해"

현장 목격자 증언…"경찰 거짓말, 가해자 술 안 취했다"

"정말 이해되지 않는다. 경찰은 대체 뭐했나."

9일 새벽 서울 종로 조계사 옆 우정총국 공원에서 벌어진 피습 사건을 목격한 김모(27) 씨는 울분을 터트렸다.

이날 오전 2시경, '이명박 탄핵을 위한 범국민운동본부(안티MB 카페)' 회원 3명은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관계자들이 피신해 있는 조계사 근처에 있다가 피습을 당했다. 이들과 논쟁을 벌이다가 자신이 일하는 근처 식당에서 흉기를 들고 다시 온 박모 씨는 안티MB 카페 회원 3명의 머리, 목, 얼굴 등을 찌른 뒤 150m 가량 달아나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이마에 칼이 박히는 등 중상을 입은 문모 씨는 현재 중태이며, 윤모 씨도 신경 2개가 끊어지는 중상이 입었다.

"술냄새 나지 않았고 말소리도 또렷했다"
▲ 9일 새벽 피습 사건이 일어난 조계사 옆 우정총국 공원. ⓒ프레시안

가해자 박 씨를 종로경찰서로 송치한 경찰은 박 씨가 만취 상태였다며, 그를 살인 미수 혐의로 구속 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일부 언론에서는 심한 말다툼 끝에 사건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피해자 김모 씨는 9일 오전 현장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범인은 술이 취하지도 않았고, 우발적인 범행도 결코 아니었다고 본다"며 "또 심한 말다툼을 벌이지도 않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머리 뒷부분에 자상을 입었지만 치료 후 퇴원했다.

사고 당시 현장에 함께 있었던 또 다른 목격자 김모씨가 전하는 상황은 더욱 자세했다.

"당시 안티MB 카페 회원들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지나가던 한 시민이 왜 이 시간에 이곳에 있냐고 물어서 현 시국과 미국산 쇠고기에 관한 이야기를 주고 받던 참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가해자가 와서는 말도 되지 않는 이야기로 언쟁을 벌이려고 했다. 그러나 말소리도 또렷했고, 술냄새도 전혀 인식할 수 없었다."

10분 정도 이야기를 하던 끝에 카페 회원 중 한 명이 그만 가시라며 자리에서 일어나 함께 걸어 나갔다. 그런데 2~3분도 안 되어 범인이 갑자기 칼을 들고 나타나더니 범행을 저질렀다. 아주 짧은 시간에 칼을 준비해 온 것으로 봐서는 준비가 되었던 것 같다."

"수배자 검거 위해 배치됐던 경찰은 뭐했나?"

그는 "더욱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은 경찰들의 행동"이라며 "달아가는 범인을 쫓아가다가 다시 돌아와보니 시민이 칼에 맞아 쓰러져 있는데도 경찰은 근처에 와 있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장 보존을 수차례나 요구해 확답을 받았는데도, 경찰들은 기자와 시민들이 오니까 빨리 치우자고 이야기를 주고 받더라"며 "경찰의 수수방관과 직무 유기 때문에 화를 참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경찰이 사건 현장과 증거물을 훼손하려 시도하는 가운데 시민들이 강력히 항의해 증거물 등을 보존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다른 목격자 김모 씨는 "가해자가 지나온 골목 입구에 2명씩 4명이 배치돼 있었고, 공원 입구에도 3명의 사복 경찰이 있었다"며 "아무리 밤이어도 식칼을 쥐고 오는 사람을 못 알아봤다는 게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조계사 수배자를 검거하기 위해 골목골목에 배치돼 있던 경찰들이 흉기를 든 범인이 버젓이 앞을 지나갔는데도 제지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한편, 안티MB 카페 관계자는 "11시 경 현재 수술을 마친 병원으로부터 문 씨가 현재 의식불명 상태이며, 생사를 장담하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뇌사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날 우정총국 공원에는 새벽부터 이 카페 회원을 비롯해 50여 명의 시민들이 모여 피해자들의 회복을 기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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