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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이라크 미군 실상 취재 PD '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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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이라크 미군 실상 취재 PD '고발'

김영미 PD "이라크 미군 밀착 취재 10·11일 방영"

수많은 희생자를 낳은 테러는 전쟁을 불렀고, 전쟁은 또 다시 사람의 목숨을 앗아갔다. 전쟁을 일으킨 국가와 침략을 당한 국가. 그 속에서 희생당한 이들을 피해자와 가해자로 구분하는 것이 의미가 있을까. 이라크전에서 사망한 미군 병사의 숫자는 9·11 테러 희생자 수를 훌쩍 넘은지 이미 오래다.

오는 10일 한국방송(KBS) <수요기획>, 그리고 11일 <시사투나잇>에서는 9·11 테러 발생 7주기를 맞아 여전히 이라크에서 전쟁을 치르고 있는 미군 병사들의 이야기를 방영한다.

이번 방송은 분쟁지역 전문 PD로 활약하고 있는 김영미 PD의 현지 취재로 이뤄졌다. 김영미 PD가 미군 임베딩 프로그램(종군 기자 프로그램)을 통해 이라크 현지에서 직접 만난 미군은 여전히 하루하루가 아직도 전쟁 그 자체이다.

폭발물 처리반 경계 근무를 서거나, 이라크 민간인 집을 수색해 알카에다의 은신처를 파괴하는 등의 임무를 맡은 미군들은 언제 어디서 목숨을 잃을지 모른다는 불안 속에서 살아간다. 이라크에서 적어도 꼬박 15개월을 복무해야 하는 이들에게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가족에 대한 그리움은 때로는 자살로 이어질 정도로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유발한다. 실제로 귀국한 미군 병사 중 상당수가 외상후스트레스증후군(PTSD)에 시달리는 문제는 미국 내에서도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자리잡았다.

김영미 PD는 생계를 위해, 또는 차출되어 이라크로 보내진 미군 병사들의 일상을 밀착 취재하고, 그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전쟁 속에서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가해자이자 피해자가 되어 버린 이들의 현실을 드러낸다.
▲ 이라크 현지 미군과 이라크인. 김영미 PD는 생계를 위해, 또는 차출되어 이라크로 보내진 미군 병사들의 일상을 밀착 취재하고, 그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전쟁 속에서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가해자이자 피해자가 되어 버린 이들의 현실을 드러낸다. ⓒ김영미

김영미 PD "현지 취재 금지, 결국 한국 언론의 약화로 이어질 것"

한편, 김영미 PD는 입국이 금지돼 있는 이라크에 들어가 취재를 했다는 이유로 현재 외교통상부로부터 여권법 위반 혐의로 형사고발을 당한 상태다. 지난 2007년 아프가니스탄 피랍 사건 이후 정부는 소말리아, 아프가니스탄, 이라크를 체류 및 방문 금지 국가로 지정했으며, 정부의 허락 없이 이 국가들을 입국할 경우 1년 이하 징역 또는 3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 진다. 이를 현지 취재를 한 김영미 PD에게도 똑같이 적용한 셈.

김영미 PD는 미국 현지에서 직접 임베딩 프로그램을 신청해 허가를 받아 이라크로 입국했으며, 한국에 돌아온 이후 출국 금지 조치를 당했다. 이로 인해 애초 일본에서 이라크 현지 취재분을 방송할 것으로 계획돼 있었지만, 취소해야 했다.

김영미 PD는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지난해부터 이라크 상황이 급변했다"며 "외신을 통해 검색을 하면서 철군 시점에 맞춰서 직접 현지 취재를 해야겠다고 계획했다"고 말했다.

그는 "헌법에는 분명 취재와 언론의 자유가 보장돼 있다"며 "그런데 왜 취재를 데스크도 아닌 외교부 장관의 허락을 받으면서 갈 수는 없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그는 "종군 취재를 하는 언론인들은 위험 부담을 넘어서 취재를 하겠다는 이들인데 국민의 안전도 중요하지만 이런 점을 이해해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계의 안보 상황이 시시각각 바뀌고 있는 가운데, 현지 취재를 무작정 중단시키면 결국 한국 언론의 인프라만 약화되는 것이고, 그 여파는 두고두고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 이라크 현지 취재중인 김영미 PD ⓒ김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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