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환(父)‧조해준(子) 부자의 <조씨 연대기 - 뜻밖의 개인사>가 그것이다. 이 전시는 서울 종로구 구기동의 '대안공간 풀'에서 오는 9일부터 26일까지 열린다. 드로잉을 한 조동환 씨는 현재 '광주 비엔날레'에서 자신의 개인사 시리즈를 전시 중이기도 하다.
작품 <조씨 연대기 - 뜻밖의 개인사>는 조동환 씨의 사촌이자 조해준 씨에겐 당숙인 조일환 씨가 주인공이며 그의 일대기를 담은 64장의 드로잉 시리즈로 구성됐다. 조일환 씨는 성공회대 조희연 교수의 망부(亡父)이시기도 하다.
유서와 구술로 재구성된 개인의 삶
이 작품은 조일환 씨가 작고하기 1년 전인 1996년 자신이 살아온 삶을 구체적으로 기록한 자전적 일대기 형식의 유서를 토대로 만들어졌다.
이 작품에는 당시 사람들의 생활과 풍토가 그대로 담겨있다. 또 일제 식민지 시대, 8.15 해방, 6.25 전쟁 등 한국 근현대사의 격변기를 살아간 한 인간의 삶과 가족사가 사실적으로 재현되어 소시민의 꿈과 희망, 상처와 갈등이 생생하게 그려졌다.
단지 기록(유서)뿐 아니라 그 가족의 구술(口述)이 더해져 한 개인의 삶이 발굴되고 가족사적 기억으로 재구성되었다.
작가 조해준은 "이 작업이 나와 아버지, 그리고 조상세대 간 끊어졌던 소통의 역사를 다시 짚어 냄으로써, 작은 역사를 재조직하는 과정이라고 본다"며 "그것은 마치 기억이 망각이라는 거친 파도에 휩쓸려가지 않게 부표라도 만들고 끊어진 그물을 다시 엮어 보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우리가 과거를 눈여겨보는 것은 잊혀진 사람들의 삶과 어떤 사건에 대한 반추, 그리고 그것들을 둘러싼 당시 사회의 여러 기제를 통해 지금 우리가 밟고 있는 여기 이곳의 역사를 재인식하는 실제적인 행위가 되길 바라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조동환과 조해준은 그동안 공동작업을 통해 조동환의 개인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드로잉 시리즈 [1937년부터 1974년까지], 작가와 관련된 이야기와 작업을 다룬 [박이소], 80년대 민주화 운동과정에서 벌어진 사건과 당시 활동가들의 체험을 다룬 구술 드로잉 시리즈 [놀라운 아버지] 등을 발표했다. 최근에는 조해준 개인사를 다룬 코멘타리 드로잉 시리즈 [어깃장 난 아들-1979년부터 1990년까지]를 작업 중이다.
전시에 관해 궁금한 점은 대안공간 풀 홈페이지(www.altpool.org)나 전화(02-396-4805)를 통해 문의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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