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불교도 대회 봉행 위원회'는 26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기자 회견을 열고 "정부는 불교계에 대한 기만과 우롱을 중단하라"고 밝혔다. 위원장을 맡고 있는 원학 스님은 "어제와 오늘 청와대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발표한 내용은 대단히 미흡한 것으로 매우 실망스럽다"며 "2000만 불자들이 범불교도 대회를 지속적으로 개최해도 좋다고 말한 것으로 이해하겠다"고 질타했다.
원학 스님은 "4대 요구 사항은 정부가 충분히 수용할 수 있는 것"이라며 "국민에게 평화와 안정을 줄 수 있는 내용을 왜 수용 못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원학 스님은 "불교계를 기만하는, 오만적이고 독선적인 정신적 자세가 대통령이든 주위의 측근이든 간에 청와대에 있다고 확신한다"며 "27일 열리는 집회에는 반드시 이명박 정부를 규탄하는 성격이 포함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위원회 대변인 승원 스님도 "정부와 청와대가 그동안 유지돼 온 종교 평화와 사회 안정이 깨지길 바라는 것이 아닌지 의문"이라며 "정부가 바라는 경제 발전은 국민 통합과 사회 평화에서 출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승원 스님은 "이번 범불교도 대회는 불자들만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닌 사회 전체와 국민 모두를 위한 것"이라며 "정부가 지금의 종교 차별을 방치할 경우 우리 사회 평화는 깨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위원회 측은 "정부가 예방 방지책만 운운하고 우리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는다면 추석 이후 지속적으로 영남권을 시작으로 지역마다 범불교도 대회를 열 것"이라며 "정부의 태도가 변하지 않는다면 승려 대회도 계획되어 있다"고 밝혔다.
"대회 방해 세력에게 엄중히 경고한다"
이들은 기자 회견문에서 "우리 불자들은 다종교 사회에서 종교 평화와 국민 화합의 버팀목을 자부해 왔습니다만, 이제 더 이상의 인내가 사태를 더 악화시킬 것이라 판단하고 행동에 나설 수밖에 없다"며 "국민 여러분께서는 우리 불교도들이 서울에 모여 오만과 독선으로 헌법을 파괴하며 종교 차별을 일삼는 이명박 정부를 규탄하게 되었음을 널리 이해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들은 "우리 불자들은 정부 당국의 대회를 방해하려는 어떤 공작에도 행사를 원만하게 진행할 것이며, 다시 한 번 대회 방해 세력에게 엄중한 과보를 경고한다"고 밝히며 최근 각 지역에서 잇따르고 있는 경찰의 대회 참석 방해 움직임을 비난했다.
한편, 27일로 예정된 범불교도대회는 오후 1시 조계사에서 출발하는 행진을 시작으로 오후 2시부터 본행사가 진행된다. 본행사 뒤에는 시청-태평로-세종로로 이어지는 행진이 예정돼 있으며 이후 회향식이 이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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