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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개의 퍼즐조각으로 풀어보는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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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개의 퍼즐조각으로 풀어보는 중국

[화제의 책] 우수근 <중국을 이해하는 9가지 관점>

올림픽 이후 중국의 행보에 대한 관심이 높다. 중국의 미래에 대한 전망은 '중국공산당 붕괴론'과 '안정된 중국정치론'이 팽팽하게 대결하는 구도다.

그러나 중국의 미래를 알기 위해선 무엇보다 '중국의 특수성'에 주목해야 한다. 중국의 유구한 역사와 문화, 사회주의 정치체제 그리고 자본주의의 도입이라는 요소들이 어떻게 지금의 중국을 형성해왔는지에 대한 이해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현지에서 오랫동안 생활하며 중국을 연구해 온 상하이 동화대학교의 우수근 교수는 <중국을 이해하는 9가지 관점>에서 중국인의 특징 뒤에 숨어 있는 역사적, 체체적 배경을 설명하고 중국사회를 전망해 보았다.

'와이런'이 만들어낸 이중구조

중국은 사회발전을 이끌어갈 '신뢰'와 '시민의식' 등과 같은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이 아직 형성되지 못했다. 중국인들은 예절의식과 도덕의식, 준법정신이 부족하다고 알려져 있다.

중국의 '와이런(外人·가족이나 친한 사람 이외의 타인을 가리키는 말)'이 만들어내는 이중구조가 그 배경에 있다. 중국인들은 혈연과 지연, 그 외의 '특별한' 관계 등을 매개로 이뤄진 작은 공동체 내부에서는 강한 유대감을 발휘한다. 그러나 거기서 벗어난 '와이런'과의 관계에서는 예의나 규범, 상식은 존중되지 않는다.

가령 중국에선 '빌린 돈을 갚는다'는 일반적인 '신뢰' 규범조차 사회에 확립되지 않았다. 2003년 말까지 자동차 대출금 1800억 위안 중 945억 위안이 회수되지 않아 중국의 자동차 대출제도는 아예 중지돼 버리기도 했다.

"더 철면피가 되고 흑심을 가져라"
▲ <중국을 이해하는 관점, 살림>

또 한편엔 중국인의 '극심한 개인주의'가 있다. 수천년 간 전쟁과 약탈이 끊이지 않았던 열악한 환경 속에서 중국인들은 혼자라도 살아남으려는 생존력을 중시하게 됐고 타인에 대한 신용 대신 '배금주의'의 신념을 갖게 됐다.

'가능한 한 더 많이 철면피가 되고 더 철저하게 흑심을 지녀야 한다'는 내용의 '후흑학(厚黑學)'의 교리는 현재까지도 중국인들 사이에서 읽히며 실천되고 있다.

뇌물을 받고 엉터리 의약품을 허가해 많은 목숨을 앗아가게 한 죄로 처형당한 전 국가식품약품감독관리국 국장은 남들은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는 개인주의가 사회적으로 얼마나 심각한 부정적 결과를 낳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저자는 또 중국 특유의 '딴웨이(單位)'가 사회주의 집단체제의 문제점을 보여준다고 말한다. '딴웨이'는 정부기관과 기업, 회사 등을 일컫는데 중국에서는 중앙정부가 주택분배와 무상의료, 무상교육 등을 제공하는 통로로 이용된다. 딴웨이의 이 같은 성격으로 국유기업의 만성적자와 집단적 무책임을 양산했다는 분석이다.

또 중국 사회에선 '속이는 자보다는 속는 자가 나쁘다'는 말이 널리 통용된다. 중국에 불신문화가 얼마나 팽배해 있는지를 보여주는 예다.

"싱가포르를 벤치마킹하라"

이같은 중국인의 속성을 개선하고 사회발전을 위한 원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중국은 고심 중이다. 그리고 현재 싱가포르와 같은 강권 국가체제를 모델로 벤치마킹하고 있다.

법과 규칙을 제정하고 엄격한 형벌 등을 마련해 무질서와 부정부패를 막는다는 이른바 '미들웨어(middle ware)' 방안이다.

싱가포르에서는 강력한 형사처벌시스템으로 거리에서 쓰레기 하나 찾을 수 없다. 그러나 과연 싱가포르 인구의 300배, 국토면적 1만 3700배의 중국에서 중앙정부가 이처럼 엄격한 통제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GDP 2000달러는 정치민주화로 이어질까?

중국은 정치민주화의 기점이 된다는 1인당 GDP 2000달러를 지난해 말 돌파했다. 또 중국 내 중산층은 이미 약 6500만~1억 9000만 명 정도 형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럼에도 중국에서 민주화 논의는 활발하지 않다. 단순히 중국공산당의 압력이나 통제 때문만은 아니다. 중국의 젊은 지식인들 중에는 그 자체로 완벽하지 않은 서구식 자유민주주의를 도입하는 것에 대해 회의적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상당수 된다.

또 1인1표제에 대한 중산층의 입장도 적극적이지만은 않다. 전국적 규모의 '보통선거'가 이뤄진다면 인구가 압도적으로 많은 농촌이나 내륙부의 이해에 따라 결과가 좌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개혁개방 이후 자유민주화의 진전으로 빈부격차가 더욱 확대되는 것도 심각한 문제다. 중국이 결국 빈부격차를 해소하지 못해 텐안먼 사태와 같은 민주화운동이 재발될거라는 견해도 제기된다.

이런 이유들로 중국에서는 서구식 자유주의보다는 중국식의 자유주의를 만들어가자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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