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시민단체가 주관한 경찰폭력 추방 캠페인을 '불법 집회'라는 이유로 강제 해산해 논란이 일고 있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지난 23일 오후 4시경부터 서울 명동 거리에서 '경찰 폭력 추방 캠페인'을 진행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경찰은 4~5명이 모여 캠페인을 준비하던 중 "신고하지 않는 집회"라며 하며 가판대와 피켓, 유인물 등을 압수했다.
당시 현장에 있던 대책회의 관계자는 "전경 100명 등 총 150여 명의 경찰이 출동해 4명 정도가 준비하고 있는 캠페인에 대해 불법집회라며 막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은 집회가 아니라 서명을 받고, 유인물을 나눠주는 캠페인이라 설명했지만 경찰은 가판대와 사진 등을 불법 시위용품이라며 경찰서로 압수해 갔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시민을 상대로 벌이는 서명운동 등 캠페인은 별다른 신고 없이 진행된다. 특히 유동 인구가 많은 명동 거리에는 중국 정부의 파륜궁 탄압 고발 캠페인, 전도 활동 등 자발적 캠페인이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다. '경찰 폭력 추방 캠페인'을 불법 집회라는 이유로 해산한 것은 노골적인 탈법적 대응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에 대해 남대문경찰서 측은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미신고 집회였고, 또 집회의 성격에 따라…(그런 대응을 할 수 있다)"고만 말한 뒤 담당자가 없다며 정확한 답변을 피했다.
명동·압구정서 시민 19명 연행
한편, 이날 저녁 7시부터 명동성당 들머리에서 진행될 예정이었던 촛불 집회는 경찰이 "옥내 집회라고 해도 불법"이라며 원천봉쇄를 해 사실상 무산됐다.
<민중의 소리>에 따르면 경찰은 주변을 지나는 시민들 중 촛불을 들고 있기만 해도 "시위 용품"이라며 빼앗았으며, 소지품에 대한 불심 검문을 벌였다. 명동성당 앞에 모인 250여 명의 시민들은 24일 새벽까지 침묵 시위를 벌이다가 해산했다.
또 서울 강남역과 압구정동 일대에서도 오후 7시부터 200여 명의 시민이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을 반대하고 경찰의 과잉 진압을 규탄하며 거리 시위를 벌였으며 여의도 KBS 앞 등지에서도 소규모 촛불 집회가 진행됐다.
경찰은 압구정동에서 차로를 점거하고 깃발을 흔든 7명의 시민과 명동에서 시위를 마치고 해산하던 시민 12명 등 19명을 연행했다. 대책회의 측은 "경찰이 압구정동 시위 해산과정에서는 색소분사기를 일반 시민들에게도 발사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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