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 류샹의 기권에 중국이 울고 있다.
아테네올림픽 110m 허들 우승자로, 베이징올림픽을 지켜보는 13억 중국인의 기대를 한몸에 받아온 류샹이 18일 발목 부상으로 경기를 포기하면서 중국인들은 깊은 충격과 상심에 빠졌다.
류샹의 낙마 소식은 올림픽 일정의 절반이 끝난 전날까지 자국 대표팀이 금메달 35개를 따며 선두를 질주한데 고무됐던 중국인들의 들뜬 가슴에 찬물을 끼얹은 격이었다.
이날 류샹의 역주를 보기 위해 궈자티위창(國家體育場)을 찾은 관중들과 현장의 자원 봉사자들 중 상당수는 류샹이 경기를 포기하며 고통스러운 표정을 짓자 안타까움에 눈물을 흘렸다.
또 소후닷컴을 비롯한 중국의 주요 포털사이트의 올림픽란은 일제히 류샹 관련 기사로 도배됐고 안타까움과 격려를 표하는 댓글도 끊이지 않았다.
대다수의 반응은 그를 이해하고, 재기를 기원하는 쪽이었다.
CCTV 스포츠해설가 류젠홍은 자신의 블로그에 쓴 글에서 "스포츠의 본령은 사람을 기쁘게 하는 것"이라고 전제한 뒤 "누구도 남을 학대해가며 기쁨을 느껴선 안된다"며 "이번 일은 국가의 명예나 한 개인의 인품과 무관한 일이며, 다만 한 사람의 건강과 생활, 미래에 관한 일일 뿐"이라고 밝혔다.
또 소후닷컴의 류샹 관련 기사에 댓글을 쓴 한 네티즌은 "류샹, 너는 부상에서 회복하면 누구보다 더 강해질 것이다. 어떤 금메달의 무게도 너의 건강보다 더 나가지 않는다"고 했고 다른 네티즌은 "다쳐보지 않은 선수가 어디있겠는가. 한 경기를 못뛴 것 뿐이다"며 "류샹 힘내라, 너는 여전히 우리의 영웅이다"라고 적었다.
또 다른 이는 "여론이 넓은 마음으로 그를 대하기 바라며, 그에게 부담을 주지 않길 바란다"고 했고, 또 다른 사람은 "안타까운 마음은 어쩔 수 없으나 그가 느낀 부담은 일반인으로선 도저히 견딜 수 없는 것이었을 것"이라며 이해를 표했다.
그러나 원망의 목소리도 없지는 않았다. 한 네티즌은 "류샹, 네가 다쳐서 경기를 포기한 것은 이해가 된다. 하지만 경기장을 떠날 때 네가 보인 고통스런 표정 속에 관중들에 대한 사과의 뜻이 담겨 있었느냐"고 꼬집었다.
또 다른 네티즌은 "한번 달려볼 용기마저 없더냐"며 "네가 졌더라도 중국인들은 여전히 너를 사랑했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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