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 확정되지 않은 계획 '일단' 발표
서울시교육청은 오는 19일 국제중 설립 계획안을 언론을 통해 발표할 계획이다. 이는 당초 지난 13일에 발표하기로 했다가 14일로 넘긴 뒤 또 다시 늦춰진 것. 이를 두고 시교육청이 국제중 설립을 지나치게 서두르면서 발생한 혼선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7월 재임에 성공한 공정택 서울시교육감은 "일정이 좀 빠듯하기는 하지만 서울에도 국제중을 설립해 2009학년도 신입생을 선발할 수 있도록 추진할 것"이라며 내년 3월 개교를 목표로 국제중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수차례 공언했다.
시교육청 내부에서 이 같은 계획에 맞추기 위해 무리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를 놓고 시교육청 관계자는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늦춰진 건 아니고, 워낙 많은 조언이 있다보니 보완 사항이 생긴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국제중 설립 과정에서 반드시 거쳐야 할 교육과학기술부와의 협의도 아직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현행 초·중등 교육법 시행령에 따르면 시·도교육감이 국제중 등 특성화 중학교와 외국어고, 과학고 등 특수 목적고를 지정·고시할 경우 사전에 공식적으로 교과부 장관과 협의토록 돼있다.
이 과정에서 입학 전형과 일정 등 설립 계획이 얼마든지 바뀔 가능성이 있다. 지난 2006년에도 서울시교육청이 국제중 설립을 추진하다가 옛 교육부와 교육단체들이 반대 의견을 제시해 결국 무산된 바 있다. 사전 협의 과정에서 교과부가 국제중 신설에 반대하면 개교는 불가능하다. 교과부 측에서는 입장 표명에 신중한 모습이다.
사교육 시장 '요동'…교육단체 "귀족중 탄생할 것"
그러나 지난 1~2주 사이 국제중 입학 전형안이 시교육청 등지에서 흘러나오면서 벌써부터 사교육 시장은 요동치고 있다.
특목중·고 입시학원 등에서는 앞다퉈 국제중 신청서를 제출한 영훈중·대원중 입시 설명회를 개최하고 있다. 앞서 지난 7월 서울시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국제중 대비반을 운영하고 있는 모 학원은 학부모 설명회에서 공정택 교육감을 지지하는 발언을 공개적으로 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지난 14일 서울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기자 회견을 열고 "교과부가 나서서 명백히 서울시 국제중학교 설립에 대한 '불가' 입장을 천명하기를 엄중하게 촉구한다"고 밝혔다.
전교조는 "지금도 초등학교 때부터 특목고, 자사고를 준비해야 한다는 학원장들의 말에 휘둘려 초등학교 고학년들은 밤늦게까지 창백해진 얼굴로 특목고대비 학원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며 "이제 고3병에 이어 중3병도 모자라 초6병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지적했다. 또 이들은 "결과적으로 기숙사비를 포함해 연간 1000만 원 이상의 수업료가 든다는 국제중학교는 '인재 양성'이 아니라 특목고 입시명문 '귀족 중학교'로 전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지난 13일 전교조 서울지부, 민주화를 위한 교수협의회, 흥사단 교육운동본부, 함께하는교육 시민모임 등 20여 개 교육·사회단체가 모인 '고교서열화 반대를 위한 서울시민추진본부'도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 회견을 열고 국제중 설립 계획을 취소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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