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란을 제외하고 300kg대의 합계기록을 세운 선수는 아무도 없었다. 이로써 장미란은 세계에서 가장 강한 여자 역사(力士)로 등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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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라이벌로 꼽히던 중국의 무솽솽(24)이 불참하면서 일찌감치 금메달 수상 여부가 아닌, 세계신기록 달성 여부에 관심이 모이던 경기였다. 장미란의 경쟁자는 같은 종목에 출전한 다른 선수들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었다.
마치 여자 장대높이뛰기에서 다른 선수들이 4m60cm의 벽을 넘지 못해 쩔쩔매는 동안 가볍게 스트레칭을 하다 여유롭게 예선을 통과한 러시아의 이신바예바를 보는 듯했다.
인상 1차 시기에 130kg을 가볍게 들어 올린 장미란은 2차 시기에 136kg을 들어 이 부문 올림픽 신기록을 수립했다. 장미란은 내친김에 지난달 자신이 훈련 중 세운 비공인 기록인 140kg마저 들어올리며 세계신기록을 갈아치웠다.
금메달 획득 여부는 용상 1차 시기에서 175kg을 들어올리며 일찌감치 결정났다. 남은 두 차례 시기는 얼마만큼의 무게를 들어올려 세계신기록을 수립하느냐에 초점이 맞춰졌다.
장미란은 용상 2차 시기에서 183kg을 들어 합계 323kg으로 무솽솽이 갖고 있던 종전 기록을 4kg 초과하는 새 기록을 세웠다. 마지막 시기서 장미란은 186kg을 들어 자신이 2분 전 세운 세계신기록을 다시 3kg 늘렸다.
몸무게가 약 117kg 정도인 장미란이 합계 자신 몸무게의 세 배 가까운 역기를 들어올리며 금메달을 획득한 반면, 다른 선수들의 기록은 비교조차 되지 않을 정도였다.
장미란을 제외한 다른 선수들이 든 무게는 인상 120kg대, 용상 150kg대에 불과했다. 은메달을 올하 코로브카(23, 우크라이나)는 합계 277kg에 그쳐 장미란과 무려 49kg의 차이가 났다.
장미란은 한국 여자 역도 사상 최초로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는 기록을 세웠다. 이로써 한국 역도는 남자 77kg 급의 사재혁과 장미란이 금메달 2개를 땄고, 여자 53kg 급에서 윤진희가 은메달을 따면서 올림픽 역도 사상 최고의 성적표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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