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랭킹 3위 박경모는 마지막 한 발을 남겨놓고 세계 5위 빅토르 루반(우크라이나)에 역전을 당해 112-113, 한 점차로 패했다.
그러나 남자 개인 은메달은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이후 16년만에 나온 귀중한 것이란 평가다. 이로써 한국 양궁은 이번 올림픽에서 남·녀 단체전을 석권하고, 개인전에서도 남·녀 모두 2위를 기록, 금2 은2이라는 열매를 맺었다.
1엔드 세 발을 쏜 후 28-29로 한 점 뒤졌던 박경모는 2엔드에서 세 발 모두 10점을 기록하는 놀라운 솜씨를 선보이며 58-56, 두 점차로 앞섰다. 박경모는 1엔드 마지막 화살부터 총 다섯 발 연속 10점을 맞혔다. 박경모는 3엔드 종료 때까지도 한 점차 리드를 지키며 남자양궁 개인전 사상 첫 금메달 기대를 높였다.
하지만 4엔드 마지막 두 발이 문제였다. 박경모가 쏜 두 번째 화살이 8점에 그친 반면 루반의 화살은 9점을 기록해 마지막 한 발을 남겨놓고 동점이 됐다. 그리고 마지막 발에서 박경모는 9점을 쐈으나 루반은 10점을 쏴 메달 색깔이 가려졌다.
비록 한 점차로 아쉽게 금메달을 놓쳤지만 이번 대회에서 박경모가 보여준 투혼은 눈부셨다. 당초 개인전 기대주로 관심을 모은 임동현(22·한체대)이 일찌감치 레이스에서 탈락해 좋지 않은 결과가 예상됐으나 박경모는 한국선수 중 유일하게 8강에 올라 후안 카를로스 스티븐스(쿠바), 후안 레네 세라노(멕시코) 등 강자들을 물리치고 결승까지 진출했다.
박경모의 분전으로 남자양궁은 개인전서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기대했으나 아쉬운 결과가 나면서 금메달 꿈은 4년 뒤로 미루게 됐다.
남자양궁은 세계 수준의 선수들 간 전력 평준화가 일찌감치 이뤄져 세계랭킹과 상관 없이 이변이 유난히 자주 일어나는 종목이다. 이번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한 루반은 지난 아테네 올림픽 13위에 그친 선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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