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장악·네티즌탄압저지범국민행동(상임운영위원장 성유보· 이하 국민행동)은 12일 검찰이 KBS 정연주 전 사장을 전격 체포한데 대해 "방송장악 시나리오에 따라 공영방송 사장을 체포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8시 KBS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은 이명박 정권의 사냥개"라며 앞으로도 계속 공영방송을 사수할 것을 다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시민 300여 명이 촛불을 들고 함께했다.
경찰은 KBS 본관 앞을 원천 봉쇄했다가 8시 30분 경 시민들에게 인도를 내주고 일부 철수했다.
"의로운 검찰은 완전히 죽었다"
국민행동은 성명서를 통해 "시중에 떠돌던 이명박 정권의 방송장악 시나리오가 하나하나 현실화되는 게 마치 정교하게 맞물려 돌아가는 톱니바퀴를 보는 것 같아 소름 끼친다"며 "이명박 정권 들어 의로운 검찰은 완전히 죽었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검찰의 수사가 애초 불순한 동기에서 비롯된 것이었음을 삼척동자도 다 안다"며 "감사원, KBS 이사회와 함께 '정연주 사장 죽이기' 충성 경쟁을 벌여왔다"고 비꼬았다.
이들은 또 "이명박 정권이 갖은 법을 유린해가며 정연주 사장을 몰아내고도 검찰을 시켜 한 번 더 죽이려는 속내는 뻔하다"며 "KBS에 정권의 꼭두각시 새 사장을 앉히려는 데 걸림돌이 될까봐 두려워해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들은 "정연주 한 사람에 대해 이처럼 겁을 먹고 갖은 공권력을 총동원했다는 건 이 정권 스스로가 정당성과 자신감을 상실했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민주당 최문순 의원은 "이명박 정권이 KBS 사장을 협박하는 것은 KBS 내부의 문제가 아니다"며 "KBS는 우리가 주인이다. KBS의 인건비, 장비는 우리 모두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 의원은 "이 정권이 원하는 사장을 앉히면 KBS는 이명박 정권의 나팔수가 되고, 그러면 우리는 수신료를 낼 필요가 없다"며 "오늘 이 촛불 운동은 이제 수신료 거부 운동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은 KBS에 수신료 2500원만 낸다며 2500원 짜리 주인이 전부 가지려 한다"고 비난했다.
"모든 것을 제자리로 돌려 놔라"
국민행동은 검찰을 향해 "스스로 보기에도 창피한 억지 수사를 당장 중단하고 정권에 맞서라"며 "지금이라도 정권의 사냥개 짓을 그만두고 진정한 검찰도 거듭나라고 촉구했다.
이명박 정부를 향해서는 "방송 장악이라는 헛된 망상에서 깨어나 모든 것을 제자리로 돌려 놓으라"고 말했다.
고(故) 장준하 선생의 친며느리이자 동아투위원장인 신정자 씨도 기자회견에 참석, "작금의 언론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과거로 돌아간다"며 "이명박 대통령을 향해 우리에게 민주주의를 돌려달라"고 외쳤다.
방송기자클럽 김진영 활동가는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이 있다며 이 아이들에게 권력에 의해 장악된 방송을 보여주고 싶지 않다"며 울먹였다.
민주당 강기정 의원도 "우리가 이명박 정권이 시행하는 많은 것을 못 막아냈지만, 얼마 전에 제주 영리 병원을 막아냈다"며 "방송장악은 쿠데타와 같은 상황이다. 우리는 제주 영리 병원처럼 이것도 막아낼 수 있다"고 다짐했다. 강 의원은 "민주당은 방송 장악 문제를 무엇보다도 우선해 싸우겠다"고 말했다.
이날 저녁 시민 300여명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KBS 본관에서 촛불문화제를 진행했다. 이들은 이후 MBC 본사로 가 'MBC 지키기 문화제'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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