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이유는 "개별단체의 엠블럼을 국가대표 경기에 노출시켜서는 안 된다"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권고사항 때문이다. IOC는 올림픽 대표팀의 가슴에 각국 축구협회 엠블럼 대신 국기나 올림픽을 상징할 수 있는 마크를 부착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엄밀히 말해 국가대표 단체가 아니라 국제축구연맹(FIFA) 산하의 우리나라 축구행정기구에 불과하다.
이전에는 IOC에서 축구 올림픽 대표팀의 엠블럼 노출에 강한 제재를 가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베이징 올림픽을 맞아 IOC가 유달리 엄격하게 엠블럼 노출 자제를 요청했다는 게 축구협회의 설명이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12일 "이전에는 이런 식으로 엄격하게 제재하지 않아 이번 올림픽에도 큰 염려 없이 축구협회 엠블럼이 새겨진 유니폼을 준비했는데 IOC의 태도가 달라졌다. 이 때문에 이탈리아전에 급하게 마크를 지운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예선 마지막 경기인 온두라스전에는 선수들이 엠블럼이 사라진 유니폼을 입게 된다. 축구협회가 온두라스전을 앞두고 엠블럼을 없앤 유니폼을 긴급 공수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권고' 사항인만큼 개별 국가 유니폼마다 가슴에 달린 엠블럼은 가지각색이다. 예를 들어 네덜란드 올림픽 대표팀은 가슴에 올림픽 마크를 부착하고 경기에 출전했다. 이탈리아와 중국 올림픽 대표팀은 가슴에 자국 국기를 상징하는 문양을 새겼다. 반면 우승후보로 꼽히는 아르헨티나 올림픽 대표팀은 IOC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자국 축구협회 엠블럼을 달고 경기를 치렀다.
영국은 올림픽 축구에 어떻게 대비하지? 축구협회가 국가 대표 기구가 아니라는 사실은 영국 축구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월드컵 때마다 4개 축구협회별로 다른 팀이 출전하기 때문이다.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 축구협회는 모두 따로 월드컵에 협회소속 팀을 내보낸다. 지역별 자긍심이 유난히 높아 영국은 올림픽을 위한 국가대표팀을 구성하지 않는다. '영국 축구대표팀'은 이 세상이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영국은 지난 1948년 런던 올림픽 이후 단 한 번도 올림픽 축구에 출전하지 않았다. 다만 4년 뒤 열리는 런던 올림픽 때는 개최국 자동출전 조항 때문에 한시적으로 단일팀을 구성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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