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 낭자들의 금빛 화살이 20년째 과녁을 벗어나지 않았다.
한국은 10일 베이징 올림픽그린 양궁장에서 열린 2008 베이징올림픽 단체전 결승전에서 중국을 224-215(240점 만점)로 여유있게 물리치고 정상에 올랐다.
이로써 한국 양궁은 1988년 서울올림픽부터 6차례 열린 올림픽에서 여자 단체전 금메달을 한차례도 놓치지 않고 6연패 위업을 달성했고, 박성현은 2004년 아테네대회 개인.단체전 2관왕에 이어 금메달을 3개째 목에 거는 영광을 안았다.
비바람도, 중국의 소음응원도 한국 신궁의 '골드' 행진을 막지 못했다.
4엔드에 걸쳐 6발씩 24발로 승부를 가리는 가운데 주현정(26.현대모비스), 윤옥희(23.예천군청), 박성현(25.전북도청) 순으로 쏜 한국은 1엔드부터 54-52로 앞서나갔다. 특히 중국의 두 번째 사수로 나선 궈단이 7점과 8점을 쏜 반면, 첫발을 8점에 맞춘 박성현이 1엔드 마지막 화살을 10점에 명중시킨 게 기선을 잡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실력에서 밀리자 초조해진 중국 관중의 소음 응원이 시작됐다.
중국 관중은 한국 궁사들이 활시위를 놓으려는 순간마다 호루라기를 불며 실수를 유도하려고 했다. 하지만 수많은 정신력 훈련으로 다져진 태극 낭자들의 활 사위엔 흔들림이 없었다.
2엔드 중국이 54점을 더하는 동안 한국은 천둥번개까지 다시 몰아치는 가운데 10점 3발과 9점 3발로 57점을 꽂아넣으며 점수 차를 5점차(111-106)로 벌렸다.
완전히 여유를 찾은 한국은 3엔드 중국이 다시 7점을 쏘는 등 부진한 와중에도 10점 과녁에 세 발이나 명중시키며 8점차 여유있는 리드를 지켰고, 4엔드 마지막 발을 남겨놓고 214-215로 1점만 더 쏘면 되는 상태에서 마지막 사수 박성현이 10점 과녁에 금빛 화살을 날려 9점차 낙승을 거뒀다.
문형철 여자대표팀 감독은 "비나 소음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며 "아테네올림픽에서 1점차 접전을 벌인 중국이지만 전혀 의식하지 않고 즐기는 경기를 하려고 한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이날 결승전은 오후 5시25분부터 열릴 예정이었지만 한국-프랑스 간 준결승(한국 213-184 승)이 끝난 뒤 빗줄기가 거세진 탓에 50분 지연 개최됐다.
이에 앞서 부전승으로 16강전을 건너 뛴 한국은 8강전에선 이탈리아를 231-217로 격파하고 2006년 9월 한국(윤미진, 윤옥희, 이특영)이 세운 종전 기록(228점)을 3점 경신한 세계신기록을 작성했다.
한편 프랑스는 영국을 202-201로 제치고 동메달을 차지했다.
◇10일 전적
△양궁 여자 단체
1.한국
2.중국
3.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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