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5일 오후, 1박2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한한다. 경찰은 이날 오전 9시부터 6일 부시 대통령이 떠날 때까지 갑호 비상령을 발령하고 225개 중대 2만4000여 명의 병력을 투입하는 등 사상 최대 규모의 경호에 나섰다.
'광우병위험 미국산쇠고기 전면개방반대 국민대책회의' 소속 시민사회단체들은 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과 미국 정부를 향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관한 전면 재협상,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철군 및 파병 중단 등을 요구했다.
"병력 총동원…비뚤어진 대미 외교 되풀이된다는 암시"
이들은 "모든 경찰병력이 총동원되어 거리와 광장을 불법으로 차단, 봉쇄하고, 신백골단과 색소 섞인 최루액으로 집회와 시위에 대한 국민기본권을 철저히 말살하며, 공영방송과 인터넷에 대한 표적수사로 언론자유를 무참히 유린하는 등 암흑천지의 절정에서 부시 대통령의 방한 일정이 시작된다"며 "이 모든 정황은, 정상회담을 하기만 하면 미국이 대박을 터뜨리고, 한국은 쪽박을 차는 이명박 정부의 비뚤어진 대미외교가 이번에도 또 다시 되풀이될 것이라는 비극적 암시"라고 밝혔다.
이들은 부시 대통령을 향한 국민적 요구 사항으로 "미국산 쇠고기 재협상은 호혜평등한 한미관계의 진정한 복원을 위해서는 결코 회피할 수 없는 당면현안이라는 점을 부시 대통령에게 엄중히 지적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라크 파병연장, 아프가니스탄 재파병 등 미국의 침략전쟁에 우리의 젊은 군인들을 동원하려는 모든 시도를 즉각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또 이들은 "주한 미군의 지위변경, 전략적 유연성에 관련한 일체의 부당한 요구를 전면 취소할 것을 경고한다"며 "우리는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인상하라는 미국의 요구를 거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 "국가 이익도 국민 요구도 철저히 묵살하면서 오직 미국 대통령의 요구에 또다시 굴종하는 이 대통령에게 경고한다"며 "집회결사에 대한 허가제 금지를 규정한 헌법규정 그대로 집회시위의 자유를 전면 보장할 것과 경찰폭력을 통한 인권유린과 민주주의 파괴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평화적인 촛불을 통해 쇠고기 재협상 등 국민의 요구를 부시 대통령과 국제 사회에 전달하려는 우리의 행동은 역사적 정당성이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한다"며 "한국 정부가 못하면 한국 국민이 나서서라도 한다는 대원칙에 입각해, 부시 방한 기간 내내 국민적 힘을 모아 모든 평화적인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수 단체, 촛불과 같은 장소서 '부시 환영 집회' 예정
한편, 파병반대국민행동, 한미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 광우병국민대책회의는 이날 오후 5시 30분부터 종로 보신각 앞에서 '부시 OUT! 명박 OUT! 공동행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후 이들은 청계광장으로 행진할 예정이다.
그러나 뉴라이트전국연합 등 370여 개 보수단체로 이뤄진 '부시방한 환영 애국시민연대'도 오후 6시부터 청계광장에서 '부시방한 환영 한미우호의 문화축제'를 열고, 한국기독교총연합회도 특별기도회를 오후 6시부터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개최할 예정이어서 촛불 집회측과 충돌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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