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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PD수첩> 중간수사 발표, 오류 투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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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PD수첩> 중간수사 발표, 오류 투성이"

전문가 자문위원회 기자회견…"하필 농림부에게 과외 받나"

"검찰의 MBC <PD수첩> 수사 중간발표는 여론을 호도하기 위한 선동일 뿐이다. 논리적 오류 투성이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전문가 자문위원회'가 30일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밝힌 입장이다.

"검찰, 열심히 공부하면 뭐 하나과외 교사를 잘못 골랐다"

이 자리에 모인 전문가들은 "검찰의 <PD수첩> 중간수사 발표 내용에 오류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검찰은 마치 처음 광우병을 공부하는 학생처럼 열심히 공부 했다. 하지만 발표 내용을 보면 과학적인 내용과는 거리가 멀다. 별로 점수를 줄 수 없는 리포트를 쓴 셈이다"라고 밝혔다. 이들이 매긴 학점은 'F'다.

검찰이 'F' 학점 리포트를 쓰게된 이유는 뭘까. 박상표 국민건강을위한 수의사연대 정책국장은 "과외 선생 때문"이라고 했다. 박 국장은 "검찰이 광우병에 관한 과외를 받았는데, 과외 선생이 사실 왜곡을 조장하는 농림수산식품부였다"라며 "당장 과외 선생을 바꾸라"고 말했다.

애당초 검찰이 <PD수첩> 수사에 나선 것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이 많았다. 박 국장은 "인간 광우병 감염 경로에 대한 과학적 사실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대목이 많다. 인간 광우병은 연구가 진행 중인 질병으로서 과학적으로 모르는 게 더 많다"라며 "과학자들도 결론을 쉽게 내리기 어려운 내용에 대해 비전문가인 검찰이 단정짓는 건 '넌센스'다"라고 말했다.

"<PD수첩> 취재 당시, 아레사 빈슨을 인간 광우병 환자로 볼 정황은 충분했다"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김서중 교수는 "<PD수첩>에 대해 정부가 소송을 제기한 것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PD수첩>은 단지 취재한 정보를 전달한 것뿐이다. 언론이라면 당연히 해야할 역할이다. 그런데 정부가 소송을 제기했다. 정부 정책과 관계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언론이 발언하지 말라는 뜻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그는 "언론을 통제하려는 정부의 의도를 위해 검찰이 행동대장 역할을 한 셈"이라고 덧붙였다.

또 그는 "<PD 수첩>의 내용 때문에 피해본 당사자가 누구냐"라고 되물었다. 그는 "<PD수첩> 때문에 미국에서 축산업을 하는 사람들이 피해를 봤다고 주장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는 한국 정부가 할 이야기는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PD수첩>이 취재할 당시 아레사 빈슨을 인간 광우병 환자로 볼 만한 정황은 충분했다"라며 "언론 보도의 진실성이란 '믿을 만한 근거가 있느냐'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지 '진실이냐 아니냐'에 따라 정해지는 게 아니다. 따라서 아래사 빈슨이 인간 광우병 환자가 아니었다는 점이 보도의 진실성 여부를 판단의 법적 근거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그렇다면, 인간 광우병 감염 의혹이 제기된 아레사 빈슨이 죽어서 확진을 받을 때까지 보도하지 않는 게 언론의 역할이란 말인가"라고 되물었다.

"검찰은 다시 광우병 논란 불씨 키우는 중"

한편, 서울대 의대 황상익 교수는 "지난 5월부터 참석한 토론회나 기자회견이 10번쯤 된다. 그런데 점점 열기가 식는 느낌이었다"라며 "하지만, 오늘(30일)은 지금까지 가장 진지한 기자회견이었다. 검찰의 힘이 작용해서 그런 것 같다. 광우병 문제에 대해 관심이 떨어지는 것을 검찰이 우려했나보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전문가 위원회와 검찰이 토론해서, 광우병에 대한 정확한 지식은 무엇이고, 괴담은 무엇인지 국민에게 제대로 알렸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30일 오전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전문가 자문위원회'는 기자 회견을 열고 "검찰의 PD수첩 수사 중간발표가 오히려 왜곡됐다"라며 "여론을 호도하기 위한 선동"이라고 주장했다. ⓒ뉴시스

■검찰은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도 수사하라?

황상익 교수는 "검찰이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한 지 하루도 안 됐는데, 오류가 너무 많아서 기자회견문이 12 페이지에 이른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광우병에 대해 아직 모르는 게 많지만, 광우병이 전염병이라는 점은 아무도 부정 못한다. 하지만, 정부 고위 관료가 광우병은 전염병이 아니라고 과감하게 이야기 했다. 한국 법률에 광우병이 전염병이라 돼 있다"라고 반박했다. "광우병은 전염병이 아니다"라는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의 발언을 가리킨 지적이다.

그는 "고위 관료가 광우병이 점염병인 것을 알고 말했는지, 모르고 말했는지 모르겠다"라며 "이유가 어찌 되었든 이렇게 국법을 왜곡한 사람을 검찰이 수사해야 된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PD수첩>을 보면 이들도 수사해야될 것 같다"라고 비꼬았다.

■ "정지민 씨는 도대체 어떤 동네 번역가인가"

프리랜서 번역가 정지민 씨가 아레사 빈슨의 주치의에 대해 인간 광우병 의심 진단을 내렸던 의사라고 <PD수첩>에서 표현한 것을 두고, "동네 주치의에 불과해 CJD와 vCJD를 진단하고, 그에 대한 권위를 갖고 거론할 인물이 아니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우석균 실장은 "미국은 개방형 병원(attending system)이다. 우리나라처럼 동네 개원의와 (종합)병원의 의사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동네 의사가 진단한 후 병원에 입원시켜서 그 사람이 직접 그 환자를 진료하는 형태다"라고 반박했다.

그는 "미국에서 레지던트 과정을 밟고 의사자격증 받으면 최소한 의학 박사다"라며 "최소한 신경의학과 의사는 동네 의사건 뭐건 간에 검찰이 그렇게 신뢰하는 미국 정부가 인정하는 의사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미국 정부가 인정하는 의사 자격증에 대해 의학과는 거리가 먼 검찰이나, 정지민 씨가 얘기할 만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동네 의사라고 표현하는 정지민 씨는 도대체 어떤 동네 번역가냐"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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