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집회 진압에 양심의 가책을 느껴 부대 복귀 거부를 선언한 의경 이길준 이경의 기자회견이 25일 오후 4시에 열릴 예정이었으나 취소됐다. (☞ 관련 기사: "그때 하얗게 타 버렸다. 내 안의 인간성이…" )
서울 종로 기독교회관에서 이 이경과 함께 기자회견을 준비했던 '전·의경제도 폐지를 위한 연대' 측은 "본인의 복귀 거부 결정에는 변함이 없으나, 소식을 들은 부모님이 찾아와 강력하게 만류하는 바람에 일단 기자회견은 취소됐다"고 밝혔다.
이 이경은 기자회견 직전, 농성을 벌일 장소였던 기독교회관을 떠났다. 경찰은 이 이경에 대한 검거를 지시했으며 기독교회관 주변에 사복경찰과 전·의경이 배치됐다.
이날 이 이경의 부대 복귀 시한은 저녁 8시까지였으나 그는 복귀하지 않았고, 부모님 등과 함께 모처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권실천시민연대 오창익 사무국장은 이날 기자회견 취소를 알리며 "이명박 정부가 전의경을 앞장세워 국민을 계속해서 탄압한다면 이런 일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오창익 국장은 "전의경은 소모품이 아니라 소중한 대한민국의 미래"라며 "정부는 지금과 같은 시위 진압 방식을 포기하고 국민과 대화에 나서달라"고 말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이덕우 변호사는 "전투경찰대는 군인 신분이고, 치안유지를 위해서 군인을 투입하는 것은 계엄상태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라며 "이는 헌법 77조 위반"이라고 말했다.
오후 10시 현재 '전·의경 폐지 연대' 관계자는 "본인의 결정에는 변함이 없다"며 안전한 장소에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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