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배, 이미경, 우윤근, 김재윤, 장세환 의원 등은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본사를 방문해 유재천 이사장과 정연주 사장을 연이어 면담했다.
천정배 의원은 면담 후 브리핑에서 "정 사장이 전한 바에 따르면 감사원은 지난 월요일(21일) KBS 감사실에 전화를 걸어 정연주 사장에게 수요일(23일)에 출석해 줄 것을 통보했다고 한다"며 "감사원이 정 사장에게 정식 문서로 직접 요구하지도 않았고, KBS 내부에서도 사장실과 독립적인 부서인 감사실을 통해 출석을 요구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아 정 사장이 '서면으로 직접 요구해달라'며 출석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이에 감사원은 22일 정 사장에게 서면으로 24일 출석할 것을 요구했으나, "출석 요구서에 담긴 질문 내용이 너무 두루뭉술하다"는 이유로 정 사장은 "질문을 구체화해줄 것"을 요구했다.
감사원은 다시 문서를 보내와 28일 출석할 것을 요구했고, 정 사장 측은 여전히 질문 내용이 추상적이고 포괄적인 수준이지만 구체적 답변 내용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 사장은 아직 출석 여부를 결정하지는 않았다고 천 의원은 전했다.
"감사원의 기관장 출석 요구 이례적인 일"
특히 정 사장은 민주당 의원들에게 "KBS가 그동안 수십차례 감사를 받았지만, 사장의 직접 출석을 요구한 적은 없었다"며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불만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천 의원도 "감사원이 피감기관의 기관장을 직접 불러 질문에 답할 것을 요구했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며 "감사원의 기관장 출석 요구 사례를 따져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경 의원도 "KBS 사장은 피감기관장이라는 것 말고도 언론사 사장이기 때문에 '언론 탄압'으로 오해 받을 수 있어 출석 요구는 더욱 신중해야 한다"며 "감사원에 대한 감사를 통해 정치적 목적의 감사가 아닌지 밝혀내야겠다"고 말했다.
한편 유재천 이사장은 민주당 의원들과의 면담에서 정연주 사장의 법적 임기 보장이나 해임 등 거취 문제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고 "연구해보겠다"고만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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