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택순 경찰청장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집단 보복 폭행 사건을 강력히 비판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 등과의 협력 논의를 위해 미국을 방문했던 이 청장은 29일 오후 입국 후 경찰청으로 직행해 긴급 간부회의를 개최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번 사건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그는 "자식들 사이의 문제에 어른들이 개입하면 문제가 커진다. '애들 싸움이 어른 싸움 된다'는 얘기도 있지 않으냐. 이번 사건이 전형적인 예다"라고 지적했다.
"사회적 지위 있는 사람일수록 적합한 절차 밟아야"
그는 "사회적 지위가 있는 사람일수록 피해를 당했을 때 공공기관에 의뢰해 적합한 절차를 밟아야 한다. 사적 제재는 법치주의 원칙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청장은 "힘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 또 권위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법절차를 따르지 않으면 안 된다는 사실을 새삼 일깨워 줬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은 이 나라의 법치주의 확립과 공권력 확립에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청장은 이번 사건이 국민들에게 공분을 일으켰다고 지적하고 "엄정하고 명명백백하게, 또 국민적 의혹을 남김없이 해소할 수 있도록 철저한 수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늑장수사나 은폐 의도 있었던 것은 아닌듯"
이 청장은 연합뉴스가 이번 사건을 처음 보도한 24일 언론 보도 스크랩을 통해 사건에 처음 접했으며 향후 수사 계획, 내사 진행 상황, 감사 및 감찰 필요성 등에 관한 정식 보고는 26일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고소나 신고로 수사가 개시되지 않고 수많은 미확인 첩보로 내사가 개시돼 서울경찰청 형사과장 전결로 이를 남대문서에 내려보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청장은 이번 사건에 대한 늑장수사ㆍ외압 의혹 등에 대해 "사건 수사가 종결되는 즉시 엄정히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첩보를 수집해 1차로 검증하고 보고한 사람이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 소속 경찰관이었던 점, 남대문서에 하달된 첩보 확인 기한이 2개월이었던 점 등을 들며 "지금까지 드러난 바를 보면 늑장수사를 벌였다거나 이를 숨기려고 한 것은 아니지 않나 생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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