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의 당장 시급한 과제는 정세균 후보의 50% 이상 득표를 막아내고 결선 투표에서 승부를 보는 것으로 분석된다. 민주당 당 대표 선거는 1차 투표에서 과반 이상을 얻은 후보가 없으면 1,2위간 결선투표를 하는 방식이다.
단일화 합의…'사전'이냐 '현장'이냐
정대철 후보 캠프의 이낙연 의원은 2일 오후 국회에서 "오늘 오후 추미애 후보 측 천정배 선대위원장을 비롯해 양 캠프에서 3명씩 여의도 모 호텔에서 만나 두 후보의 단일화를 반드시 이루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선거 시작부터 얘기되던 단일화 논의는 결국 막바지에 이르자 '누구로', '언제', '어떻게' 단일화를 하느냐의 논의만 남게 됐다.
우선 '시기'를 보면 6일 전당대회 이전에 합치는 '사전 단일화'와 1차 투표 결과를 본 뒤 2위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는 '현장 단일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사전 단일화의 경우 '단일화' 바람몰이가 가능하지만, 사퇴한 측 후보 지지자들이 전당대회에 불참할 가능성이 있다. 오히려 지지자들을 마지막까지 붙들어두기 위해서는 끝까지 레이스를 완주하는 '현장 단일화'가 좋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간적 제약은 '사전 단일화' 전망을 어둡게 한다. 어느 한 후보가 단순히 사퇴하지 않는 이상 단일화를 위해서는 여론조사 등의 방법을 실시해야 하는데, 당장 6일이 전당대회이기 때문에 하루 이틀이 지나가면 '사전 단일화'의 효과를 반감시킨다. 이에 양 후보 측은 3일 오전 다시 만나 사전 단일화 여부 및 단일화 결정 방법에 대해 협의키로 했다.
단일화 후보 누가 유리?
현장 단일화도 장단점이 있다. "1차 투표까지도 단일화 후보를 알 수 없다"는 극적 효과가 기대되는 반면, "어차피 예정된 단일화 아니냐"는 김빠진 모양새가 돼 '단일화 시너지'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부담이 공존한다.
이낙연 의원은 1970년 신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김영삼, 김대중, 이철승 세 후보가 맞붙어 1차 투표에서 김영삼 후보가 1위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결선 투표에서 김대중 후보가 뒤집은 '정치사'를 언급하며 '결선 투표'의 묘미를 소개하기도 했다.
단일화 방식을 떠나 현실적으로는 '누구로'가 실질적인 관심사.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후보가 누구냐를 두고 양측의 치열한 여론전이 예상된다. 추 후보의 경우 정세균 후보와 대비되는 '개혁의 구심'이라는 전선 효과 측면에서 기대를 걸고 있다. 정대철 후보 측은 지지층의 성향 상 추 후보로 단일화 될 경우 정대철표가 분산되는 반면 정 후보로 단일화 되면 추미애표가 고스란히 얹혀진다는 주장이다.
정세균 측 "1차 투표에서 끝낸다"
하지만 현장단일화로 가닥을 잡을 경우 고민은 "과연 결선투표까지 갈 수 있느냐"는 것이다. 최근 <한겨레>의 대의원 대상 '대표 적합도'를 묻는 여론조사에서 정세균 후보는 42.6%의 지지로 추미애(21.1%), 정대철(15.7%) 후보를 합한 지지율보다 높은 지지도를 나타냈다. 정세균 후보가 '대세론'을 몰아가 부동층(약 20%)을 흡수할 경우 과반 이상의 지지를 얻어 투표는 1차에서 끝이 난다. 정 후보의 우세는 물론이고, 1차 투표에서의 과반 득표를 점치는 당 관계자들도 적지 않다.
정세균 후보 측에서는 "1차 투표에서 끝낸다"는 것은 물론, 결선 투표 가능성에 대해서도 "단일화가 되면 사퇴 후보 지지층의 40%는 흡수할 자신이 있다"고 자신감을 내보이고 있다.
어쨌건 '절묘한 바람 몰이'와 '지지층 이탈 방지'라는 두가지 묘책이 동시에 나와야 역전극이 가능한 단일화 논의가 민주당 전대의 유일무이한 변수임은 틀림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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